[사설]북핵 개발에 퍼준 개성공단 달러, 野 추궁할 자격 있는가

동아일보 입력 2016-02-15 00:00수정 2016-02-15 0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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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어제 개성공단 임금의 70%가 북한 김정은의 통치자금을 관리하는 노동당 서기실과 39호실로 상납되고, 이 자금은 핵·미사일 개발 등에 쓰이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정부가 개성공단 임금이 북핵 개발 자금으로 전용됐다는 구체적 경로와 규모를 밝힌 것은 처음이다.

그렇다면 왜 정부는 지금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느냐는 의문이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홍 장관은 “개성공단의 의미와 효과가 있었기에 국제사회도 이를 인정해 여러 차례 핵실험 과정에서도 운영해 왔다”고 했다. 2010년 북에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을 당하고도 개성공단을 유지한 데는 2000년 김대중 정부 ‘햇볕정책’의 성과로 착수해 남북경협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한 개성공단에 대한 ‘정치적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다.

이에 대해 “언제부터 이 같은 상납 사실을 파악했는지 분명하게 설명해야 한다”며 증거를 대라고 나선 더불어민주당은 과연 그럴 자격이 있는지 자문해야 한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7년 미국 에드 로이스 공화당 하원의원은 “개성공단 제품이 북한의 노예노동에 의해 만들어지고 북한 체제에 수백만 달러의 현금을 제공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주말 미국 의회가 통과시킨 첫 대북제재 법안을 주도했던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이 바로 그 사람이다. 그해 미국 의회조사국은 “개성공단 이익이 핵무장을 추진 중인 북한 정권에 들어가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서 개성공단 제품이 한국산으로 인정되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인데 더민주당이 “언제부터 알았느냐”고 따질 자격이 있는가.

북측 노동자에게 달러가 직접 지불되지 않는 데 대해서도 2006년 통일부는 “임금직불은 개성공업지구 노동규정(제32조)에도 명시돼 있지만 북측에서 (달러)환전소 미설치 등의 이유로 미루고 있다”고 국회에서 답변한 적도 있다. 달러가 북한당국으로 간다는 것을 안다는 얘기다. 더민주당은 자신들이 집권했던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절 ‘대북 퍼주기’로 북의 체제 존속과 핵·미사일 개발을 도운 일부터 자성해야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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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은 북한 주민들에게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우월성을 가르치는 데 기여한 측면이 있다. 2009년 당시 이명박 대통령도 유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10년간 막대한 돈을 지원했으나 핵무장하는 데 이용되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정부나 현 정부나 개성공단의 달러가 김정은 정권에 흘러들어 간다는 점을 알고도 모른 척한 데는 개성공단이 남북관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실낱같은 희망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더민주당 지적대로 개성공단 유지는 ‘핵·미사일 개발에 기여할 가능성이 있는 현금 제공 금지’를 규정한 유엔 안보리 결의안 2094호 위반 소지가 있다. 유엔 안보리에서 강력한 대북 제재가 논의되는 마당에 북한 김정은 정권에 달러를 퍼주는 개성공단 가동을 계속할 순 없는 일이다.
#북핵#개성공단#홍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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