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개장이래 현금 배당액 최대치 기업들, 주주친화정책으로 배당금↑ 배당수익 더높은 우선주도 상승세 배당만 보고 투자 나서면 손실 우려, 우선주는 빠른 주가 하락 염두해야
국내 증시 상장기업들의 배당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배당주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보통주보다 1%포인트 정도 배당을 더 받는 우선주도 연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배당주가 무조건적인 수익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며, 주가 자체가 하락할 가능성과 기업 실적 등을 살펴야 한다고 조언한다.
사상 최대 배당금 잔치 예상
23일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배당 규모가 큰 대형주들이 편입된 코스피200 기업들의 현금 배당액은 올해 16조1890억 원 정도로 추정된다. KDB대우증권, 유진투자증권 등도 올해 배당금 규모를 15조∼17조 원으로 전망했다. 이는 증시 개장 후 최대 현금 배당액을 기록한 지난해(14조88억 원)보다도 늘어난 규모다. 기업들은 주주친화정책을 추진하며 배당금을 늘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중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배당을 많이 하는 기업에 세제 혜택을 주는 배당소득 증대세제, 사내유보금에 과세하는 기업소득 환류세제 등 정부 정책에 기업들이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당 배당액을 투자 시점의 주가로 나눈 배당수익률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유안타증권은 올해 배당수익률을 1.52%로 예측했다. 이는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시중은행 평균 저축성 수신 금리 연 1.55%보다 불과 0.03%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1.3%로 세계 최하위 수준이었던 국내 기업의 배당수익률이 앞으로 올라갈 가능성도 크다. 국내 기업들은 최근 자사주 매입으로 배당수익률 상승을 꾀하는 등 우호적 주주 확보 정책을 펼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1.8%)이나 일본(1.6%) 수준만 돼도 배당을 적게 준다는 주주들의 불만을 누그러뜨릴 것으로 보고 있다.
배당수익률이 보통주보다 높은 우선주의 주가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우선주 중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을 바탕으로 만든 코스피 우선주 지수는 10월 1일부터 23일까지 19%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1.2% 상승했다.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정책에 우선주의 매력이 부각됐다는 분석이다.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면 상장 주식 수가 적은 우선주는 주가 상승 탄력을 더 많이 받는다. 우선주 중 가장 가격이 높은 삼성전자 우선주는 23일 113만3000원으로, 보통주 128만2000원의 88.3% 수준까지 올랐다.
배당주 펀드도 ‘선방’… 묻지마 투자는 피해야
공모주펀드 시장에서도 배당주 펀드의 수익률은 다른 펀드보다 높았다. 24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운용순자산 10억 원 이상 배당주펀드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1% 수준이다. 운용설정액 2조9724억 원인 ‘공룡펀드’ 신영밸류고배당 펀드(2.65%)가 1개월 동안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올리면서 배당주펀드 전체 수익률을 끌어올렸다. 한국투자배당리더 펀드(3.38%), 신영프라임배당 펀드(0.66%) 등도 수익을 냈다. 같은 기간 일반 주식형 펀드(―2.3%)나 중소형주 펀드(―4.3%)는 손실을 봤다.
다만 배당주 펀드 수익률이 오르자 차익 실현 물량이 몰리면서 지난달 1459억 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번 달에는 21일까지 322억 원이 유입되는 등 배당주 펀드로 자금이 다시 유입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배당만을 보고 배당주 투자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기업 실적이나 주가 자체가 떨어지면 손실이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중호 연구원은 “실적이 나쁜 회사는 배당을 예상보다 대폭 줄이거나 아예 없앨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주는 가격 변동성이 높아 보통주보다 주가가 빠르게 떨어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성현희 NH투자증권 신사WMC PB팀장은 “우선주는 유통 물량이 적기 때문에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매도가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배당금을 받으려면 증시 마지막 매매거래일인 12월 30일의 이틀 전인 28일까지 해당 주식을 매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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