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세계 부동산투자자 서울 도심빌딩 주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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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계 거캐피털 굿윈 거 회장
“강북 구도심 건물 리모델링 매력… 서울 관문 노후빌딩 투자 유망”

“세계 부동산 투자자들이 서울의 도심 빌딩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홍콩계 부동산 투자펀드인 거캐피털파트너스의 굿윈 거 회장(사진)은 최근 서울 용산구 동자동 트윈시티 남산 빌딩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부동산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며 이같이 밝혔다. 중국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주로 투자하는 거캐피털파트너스는 52억2000만 달러(약 5조9500억 원) 규모의 부동산 전문 사모펀드다. 5월 서울역 근처의 지상 30층 규모 쌍둥이 빌딩인 트윈시티 남산을 인수하면서 한국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거 회장은 자신의 투자 키워드로 ‘도심 재생(revitalizing)’을 꼽았다. 서울 강남처럼 이미 값이 많이 뛴 신시가지보다 가치가 저평가된 강북 구도심의 낡은 건물을 찾아 리모델링하는 게 수익성이 더 높다는 것이다. 그가 서울 강북 구도심에 주목하는 이유다.

거 회장은 “과거 도시화가 한창이던 때에 집중적으로 지어진 서울 도심의 고층빌딩이 노후화되면서 기업들이 빠져나가고 있다”며 “리모델링을 하면 접근성이 좋은 도심의 새 건물로 임차인들이 돌아올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한국 부동산 개발사업은 아파트에 치중돼 수익성이 낮고 결과물도 ‘따분한(boring)’ 것이 사실”이라며 “한국의 디자인 역량을 건축에 결합하면 주거·문화·상업·업무 공간이 효율적으로 공존하는 건물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윈시티 남산이 대표적인 사례다. 거 회장은 이 건물을 4성급 비즈니스호텔과 오피스텔, 사무실 등이 결합된 복합빌딩으로 꾸몄다. 한국 디자이너들과 함께 동마다 1개 층을 카페 형태의 라운지로 꾸며 입주민들이 교류할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도 마련했다.

거 회장은 “고속철도(KTX) 개통 이후 용산구 등 강북 도심의 유동인구가 크게 늘었지만 빌딩 리모델링 작업은 더디다”며 “중국인 관광객(유커) 등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활발한 서울 관문 지역의 노후 건물이 유망한 투자처”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한국 부동산 시장의 공급 과잉 우려에 대해서는 “정비되지 않은 노후 업무시설 등 일부 건물에 한정된 현상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천호성 기자 thousand@donga.com
#부동산#투자자#도심빌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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