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협력, 정부 주도 벗어나 대학-기업-지역 공동 이익 추구를”

김희균기자 입력 2015-10-29 03:00수정 2015-10-29 09:10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2015 글로벌산학협력포럼]개막… 국내외 300여 명 참석 성황
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3회 글로벌산학협력포럼에서 오키 사치오 일본 긴키대 교수가 산학협력 모범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산학 협력을 활성화하기 위해 동아일보와 산학협동재단, 한국산학협력학회가 주최한 제3회 글로벌 산학협력포럼이 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렸다. ‘지속 가능한 글로벌 산학협력,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에는 국내외 산학협력 권위자와 대학 및 기업의 산학협력 담당자 30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산학 연계를 통한 창조산업 생태계 조성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2013년 시작된 글로벌 산학협력포럼은 다양한 산학협력 모범 사례와 발전 방안을 공유함으로써 대학, 기업, 지역 산업이 동반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아 왔다.

이날 포럼에서는 6월 미국에서 열린 세계재난대응로봇대회에서 우승한 KAIST 휴머노이드 로봇연구센터를 이끌고 있는 오준호 KAIST 부총장이 기조 강연을 했다. 오 부총장은 2002년 이후 인간형 로봇 ‘휴보’를 개발하고 업그레이드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와 미국에서 경험한 다양한 산학협력 사례를 공유했다.

한국연구재단의 김준동 사무총장은 ‘우리나라 산학협력 현황 및 향후 발전 방향’이라는 강연을 통해 “우리나라의 산학협력은 정부 주도로 시작된 측면이 있는데 이제는 산학연의 각 주체가 공동의 이익을 위해 상호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산학협력을 통해 기업은 돈을 벌고, 학계는 연구에 도움을 받는다면 자연스럽게 지속 가능한 산학 협력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주요기사
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15 산학협력 엑스포에서 내빈들이 개막 행사를 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김 사무총장은 앞으로 우리 산학 협력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지역 기업의 성장을 촉진하고 △지역 대학 중심의 산학협력 생태계를 만들고 △신성장동력의 엔진 역할을 하며 △자립형 기술사업화의 선순환을 이루고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고도화 글로벌화하고 △전방위 기술개발·이전을 통해 산학 협력 선순환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뿐만 아니라 여러 국가와 연계해 산학 협력의 분야와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전국 산학협력선도대학(LINC)사업협의회 회장인 이희영 영남대 교수는 광범위한 글로벌 산학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영남대는 중국 유럽 이스라엘 등 여러 나라의 대학 및 기업과 산학 협력 협약을 맺어 다각적인 국제화를 꾀하고 있다”면서 “그린, 문화, 바이오메디컬의 3개 분야에 걸쳐 글로벌 산학 협력, 산학 공동 연구, 저개발국 지원, 창업교육이라는 4개 항목의 산학 협력을 추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대학의 산학 협력 발전에 실무적으로 도움이 되는 조언도 많이 나왔다. 스카이 특허법률사무소의 나성곤 변리사는 ‘대학의 창의적 자산의 발굴과 실용화 전략’이라는 강연을 통해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7월 가동한 브리지 사업(대학 창의적 자산 실용화 지원 사업)의 구조와 우리 대학들이 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안내했다.

정부의 산학 협력 정책을 담당하는 이상돈 교육부 산학협력정책과장은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대학 중심의 산학 협력 정책 과제’라는 발표를 통해 “대학이 창의적 자산을 실용화하고, 학교기업 등을 통해 현장 적합형 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교육부가 다양한 지원 정책을 가동하겠다”면서 “산학 협력에 있어서 대학과 기업만큼이나 지방자치단체의 참여도 매우 중요하므로 지자체의 활동도 촉진할 수 있도록 교육부가 더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흑다랑어 양식 기술 개발, 年 200억 원 넘는 부가가치 창출▼

日 긴키대 산학협력 성과 주목

글로벌 산학협력포럼에서는 산학협력을 통해 큰 성과를 거둔 일본 긴키(近畿)대의 산학협력 프로그램들이 소개돼 참석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긴키대 라이종센터의 부센터장을 맡고 있는 오키 사치오(沖幸男) 교수가 발표한 긴키대의 산학협력 프로그램들은 실용적이면서도 지역의 특성을 살린 것들이었다. 오사카에 위치한 긴키대는 산학협력을 활발하게 진행함으로써 평범한 학부 중심 대학에서 매년 높은 입학 경쟁률을 기록하는 산학협력 대표 대학으로 자리매김했다.

오키 교수는 먼저 양식 흑다랑어 상품화 사례를 소개했다. 긴키대 어업연구소는 그간 양식이 불가능해 점점 멸종 위기에 몰렸던 흑다랑어의 수정란을 상품성이 높은 성어(成魚)로 만드는 기술을 개발해 2013년 기준으로 연간 200억 원이 넘는 부가가치를 창출했다. 긴키대가 산학협력의 손을 잡은 곳은 도요타 그룹의 무역 계열사인 도요타통상. 긴키대가 제공한 기술력을 활용해 도요타통상은 연안 가두리 양식장에서 흑다랑어를 키워냈다. 긴키대는 ‘긴키대 마구로’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도쿄와 오사카에서 해산물 레스토랑도 운영하고 있다.

긴키대는 중소형 농업시설이 많이 들어선 대학의 입지를 활용해 지역 기업들과 손잡는 등 친환경 산학협력도 다각화하고 있다. 지역 농가와 함께 딸기 망고 등을 재배해 수익을 올리는 것은 기본이고, 폐목재, 낙엽, 잡초, 우려낸 찻잎 등에 고압을 가해 캡슐 형태의 친환경 연료를 만들었다. 긴키대가 오사카 현에서 산림 소재를 제공받아 친환경 연료를 만들면 도요타가 이 연료의 실용화 여부를 실험함으로써 대학-기업-지역 간의 산학협력 연계도 잘 이뤄지고 있다.

오사카에 제약회사의 본사가 많은 특성을 살려 긴키대는 이 분야의 산학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긴키대가 지역 농가의 천연 제품들에 기술력을 더하고, 제약회사들이 이를 상용화해 치매 예방, 집중력 향상 등의 기능을 갖춘 건강식품과 아로마 향 제품 등을 탄생시켰다.

오키 교수는 “긴키대는 대학의 장비를 대학 외부에서도 활발하게 쓸 수 있도록 개방하고, 지역 사회와 학생들도 산학협력에 마음껏 참여할 수 있도록 협업하며, 대학 안팎에서 기술협력 프로젝트를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규모 지방대-산학협력 중심대학 약진 두드러져▼

기업관점서 본 산학협력 평가

산학협
동재단은 매년 글로벌 산학협력포럼에 맞춰 기업 관점에서 볼 때 산학협력이 잘 이뤄지는 대학을 평가해 결과를 공개해오고 있다. 올해 세 번째로 이뤄진 평가에서 산학협동재단은 전국 4년제 대학과 기업 1000곳을 대상으로 3개 영역, 24개 지표에 걸쳐 산학협력 성과를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그 결과 최우수 대학 20곳과 우수 대학 20곳을 선정했다.

종합평가 최우수대학은 대규모 대학에서 강원대 경상대 공주대 부산대 서울대 성균관대 숭실대 전북대 충남대 충북대, 중소규모 대학에서 금오공대 동명대 서울과기대 순천대 창원대 한국기술교육대 한국산업기술대 한국해양대 한림대 한밭대가 선정됐다.

이 가운데 부산대 성균관대 한국산업기술대 한밭대는 3년 연속 최우수 대학으로 선정됐다. 서울대는 2013년 최우수 대학으로 선정됐다가 지난해 우수 대학으로 한 단계 떨어졌으나 올해 다시 최우수 대학에 진입했다.
이 대학들은 2012년 교육부가 시작한 산학협력 선도대학(LINC) 육성 사업에 참여해 산학협력의 기초를 충실히 다진 것이 큰 힘이 되었다. 또한 지속적인 실무활동을 통해 산학협력의 경쟁력을 끌어올린 것이 이번 성과로 드러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우수 대학 20곳 중 16곳이 현재 LINC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대규모 지방대와 산학협력 중심 대학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평가를 맡은 박철우 한국산업기술대 교수는 “LINC 사업이 실제 대학과 기업의 산학협력 활동에 상당히 기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기업 관점에서 대학을 바라보는 평가는 대학들이 전문화된 특성화를 통해 산학협력을 제대로 성취하는 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글로벌산학협력포럼#산학 협력#흑다랑어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