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조숭호]유엔무대서 드러난 韓-日 외교격차

조숭호기자 입력 2015-10-03 03:00수정 2015-10-03 0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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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숭호·정치부
창립 70주년을 맞아 교황까지 참석해 화제를 남긴 유엔 총회가 중반을 넘어서고 있다. 그런 유엔 총회에서 한국과 일본의 외교력 차이가 극명하게 대비돼 뒷맛이 씁쓸하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아베 총리는 핵 합의 타결을 축하하며 제재 해제 시 금융거래 복원 등 협력을 약속했다. 반면 미국의 이란 제재에 보조를 맞추는 데 집중한 한국은 정상급 접촉의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2013년 이후 유엔 총회에서 양국 외교장관 회담만 2차례 했다. 북한과 관계가 돈독한 이란이 한국에 전략적으로 중요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아쉬움은 더 크다. 이란은 세계 4대 원유 보유국이자 한국의 중동 최대 수출국이다.

아베 총리는 유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회담하고 협력을 당부했다. 한국이 미국 견제(우크라이나 사태 영향)로 한-러 고위급 교류를 주저하는 것과 다른 모습이다. 한국 대통령은 푸틴의 방한(2013년 10월)에 대한 답방도 하지 않았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상은 지난달 20일 러시아를 방문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취임 후 한번도 모스크바를 간 적이 없다.

한국과 일본의 외교 행보나 외교력을 산술적으로 비교하기엔 국제 위상이나 경제력으로 볼 때 무리한 일이 될 수도 있다. 일본이 ‘(필요할 때마다 양쪽을 오가는) 박쥐 외교’ ‘(돈으로 해결하는) 달러 외교’를 한다고 비난받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한국의 외교가 한미동맹에 기계적으로 대응하는 ‘우물 안 외교’가 아니었는지 짚어 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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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외무성은 지난달 30일에 진행된 한일 외교장관회담을 홈페이지에 소개하지 않았다. 일-호주, 일-사우디아라비아 외교장관회담을 홈페이지에 ‘신착 정보’로 알린 것과 대비된다. 한국은 외교부 홈페이지에 한일 외교장관회담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에 대해 조속한 해결을 촉구했다’고 장황하게 설명했다. 우리만 조급한 것이 아닌지, 정작 만나야 할 대상을 놓치고 있는 게 아닌지 한국 외교가 한 번쯤 되돌아봐야 할 때다.

조숭호·정치부 shcho@donga.com
#유엔#무대#외교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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