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산업 다시 ‘해뜰 날’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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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원가는 확 떨어지고 수요 기지개
수익성 개선되자 경쟁 재점화

18일 방문한 충북 음성군 금왕읍 대금로의 한화큐셀 모듈공장. 커다란 책상 크기의 태양광 패널이 150m 길이의 라인을 따라 이동하며 조립되고 있다. 이달 초 본격적인 양산을 시작한 이곳은 말레이시아에서 생산한 태양광 셀(Cell)을 72개씩 한 판으로 붙여 만든 최종 제품인 태양광 모듈을 만드는 곳이다. 연간 생산용량이 250MW(메가와트) 규모의 1라인은 풀가동되고 있다.

홍정권 한화큐셀 음성사업장장은 “이곳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전량이 부산항을 통해 9월 초부터 미국으로 운송된다”며 “시험가동 때 50%대였던 수율(收率·원료투입량 대비 제품 산출량)이 현재 97∼98% 수준까지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한화큐셀은 올해 4월 미국 2위 발전기업인 넥스트에라와 1조 원대인 1.5GW(기가와트) 규모의 초대형 태양광 모듈 공급 계약을 맺었다.

급속한 단가 하락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던 태양광 산업에 볕이 들고 있다. 인도, 미국 등 주요 시장의 수요가 회복되면서 생산원가와 비슷한 속도로 폭락하던 태양광 셀 판매가격의 하락세가 둔화돼 수익성이 개선되는 추세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태양광 업계의 경쟁 역시 뜨거워지고 있다.

태양광 시장은 2010∼2012년 극심한 공급 과잉으로 한 해 30∼40%씩 평균 판매단가(ASP)가 폭락했으나 최근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19일 미국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올해 와트(W)당 태양광 셀 ASP는 0.38달러를 기록한 후 2019년까지 0.30달러대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생산원가는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생산기업의 수익성이 나아지고 있는 것이다. 태양광 셀은 폴리실리콘 소재를 가공한 웨이퍼에 태양광 발전 기능을 넣은 반(半)제품으로 이 셀을 결합하면 완제품인 모듈이 된다.

셀 가격 하락세가 둔화된 건 2010∼2012년 독일 큐셀(한화가 인수), 미국 솔린드라, 중국 선텍 등 일부 기업이 파산하거나 채무불이행을 선언하는 ‘1차 구조조정’을 겪은 데다 수요 또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태양광 제품 최대 수요국이던 미국과 중국에 이어 인도도 2020년까지 태양광 전력 생산량을 4GW(지난해 말 기준)에서 100GW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시장 상황이 변하자 셀 생산 용량 기준으로 세계 1위(3.7GW)인 한화큐셀을 비롯해 각국 업체가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한화큐셀은 8월 충북 음성 모듈공장 1라인을 본격 가동한 데 이어 2라인은 시험 가동 중이다. 또 연간 생산용량 1GW 규모의 증설을 언제든지 시작할 수 있도록 터를 닦고 있다. 내년 초 충북 진천 셀 공장까지 완공되면 충북 지역에 셀-모듈로 이어지는 대규모 일관생산체제가 구축되면서 원가 경쟁력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대 태양광 제품 생산국인 중국 기업들도 공격적인 출하량 확대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1위 태양광 모듈 기업인 트리나솔라는 올해 지난해보다 약 1GW 이상 늘어난 4.5GW 규모의 모듈을 생산할 계획인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2위인 잉리그린에너지와 3위 캐나디안솔라 역시 전년 대비 0.5∼1GW 이상의 증산을 계획하고 있다. 한화큐셀은 이들에 이어 모듈 생산 4위다.

태양광 업계 관계자는 “한화가 폴리실리콘 소재부터 모듈 생산까지 일관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만큼 품질 경쟁력에서 앞설 수 있다”며 “다만 공급 과잉이 심화되면 수익성이 다시 악화될 우려도 얼마든지 상존한다”고 분석했다.

음성=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태양광#산업#수익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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