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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4년제 전문대’ 도입 갈등 확산

입력 2015-02-12 03:00업데이트 2015-02-12 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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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전문대 수업연한 다양화’ 추진 싸고 전문대-4년제大 대립 정부가 전문대 수업연한을 현행 2∼3년에서 1∼4년으로 다양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전문대 수업연한 다양화’를 추진 중인 가운데, 4년제 대학들은 이를 저지하기 위한 조직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전문대의 숙원사업 실현을 4년제 대학이 가로막는 형국이라 양자 간의 갈등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 일반대, “4년제 전문대 막아라”

4년제 대학의 협의체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최근 이사회에서 전문대 수업연한 다양화와 관련한 태스크포스(TF) 구성을 결정했다. 또 각 대학 총장들에게는 “정치권에 제도의 문제점을 많이 이야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지난해 말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전문대 수업연한 다양화를 위한 고등교육법 개정안을 심의하기로 하자 대교협과 일부 총장이 나서 소위 통과를 막기도 했다. 한 전문대 관계자는 “여당에서 발의한 법안이고, 교육부도 긍정적이라 쉽게 통과될 줄 알았는데 일반대 측 반발이 예상보다 거센 것 같다”고 말했다.

4년제 대학들은 전문대 수업연한 다양화가 결국 ‘4년제 전문대’를 양산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정부 방침에 따라 대학마다 정원을 감축하기 위한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데, 또 다른 4년제 대학을 양성하는 것은 정부 방침에 역행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전문대와 일반대의 차이가 사라져 대학 교육이 획일화되고 고비용 학력구조를 조장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백정하 대교협 고등교육연구소장은 “지방대가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 정부의 지방대 육성정책과도 역행한다”며 “4년제 대학을 따라하기보다는 전문대가 전문대답게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대들은 “법이 개정돼도 4년제로 전환하는 곳은 꼭 필요한 일부 학과에 한정될 것”이라며 4년제 대학 측의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전문대협의체인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전문대교협)는 “고용노동부의 국가직무능력표준(NCS)에 따라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분야만 교육부 장관의 인가를 받아 4년제로 전환할 수 있다”며 “게다가 수도권 대학은 정원총량 규제를 받아 4년제 정원만큼 신입생 정원을 줄여야 하기 때문에 4년제 전환이 무분별하게 늘어날 우려는 없다”고 설명했다.

○ 전문대, “일부 분야 2, 3년으론 부족해”

전문대들은 금형, 메카트로닉스, 자동차, 토목, 건축, 유아교육 등의 분야는 2, 3년 교육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이 분야들은 4년제 대학에도 개설돼 실습 위주로 운영하는 곳이 많아 전문대가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문대는 4년제 학과가 허용되면 전문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개선되면서 4년제 대학과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4년제 대학들은 “교육이 더 필요한 일부 학생은 대학으로 편입하는 등의 방법이 있다”며 “전문대의 인력 배출이 늦어지면 산업계 인력 충원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반박한다.

또 하나의 관건은 학사학위 수여 문제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방안에 따르면 전문대 2, 3년 과정은 전문학사학위를 주고 4년 과정은 학사학위를 주도록 할 방침이다. 일반대학들은 전문대에서 일반대와 같은 학사학위를 수여하는 것에 거부감을 갖고 있지만 전문대에서는 “직업기술교육이 일반교육에 비해 열등한 것으로 잘못 여겨져 왔다. 이제 와서 굳이 학위 명칭을 나눌 이유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문대는 대학원 설치도 가능하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4년제 과정을 운영할 수 있게 되면 산업대학, 사이버대와 마찬가지로 대학원도 운영할 수 있지 않느냐는 주장이다. 그러나 전문대의 대학원 설치는 직업기술교육을 한다는 설립 취지를 벗어난 것이라는 비판이 많다. 교육부는 전문대 요청 가운데 ‘4년제 허용’은 받아들이고 ‘대학원 설치’는 허용하지 않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전문대 측에서도 대학원 설치에 대한 여론이 부정적으로 흘러가자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다.

○ 폴리텍대학과 일반대 사이에 낀 전문대

최근 직업교육 전문학교인 폴리텍대학이 부상하면서 전문대의 위기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노동부 지원을 받는 폴리텍대학은 기술 중심의 실무 기능인 양성을 목표로 하는 국책특수대학이다. 24개 기능대학과 21개 직업전문학교를 통합해 2006년 도입된 폴리텍대학은 전문대의 대표 직업교육기관 지위를 위협하고 있다.

전문대가 폴리텍대학에 위협감을 느끼는 가장 큰 이유는 지원 규모의 차이다. 노동부 산하의 폴리텍대학에 전문대의 10배가 넘는 규모의 고용노동기금을 집중 투입해 육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대교협 측에 따르면 지난해 폴리텍대학은 약 2627억 원의 국고지원을 받은 반면 전문대는 교육부로부터 약 2947억 원을 지원받았다. 학생 수가 폴리텍대학은 1만6000여 명, 전문대는 48만여 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학생 1인당 지원액은 폴리텍대학이 280만 원인 데 반해 전문대는 26만 원에 불과하다. 또 전문대는 교육부의 대학 구조조정 정책으로 정원을 감축하고 있지만 고용부 소속인 폴리텍대학은 정원을 확충하는 중이다. 특히 폴리텍대학이 최근 기능분야뿐만 아니라 서비스분야 인력까지 양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전문대들은 ‘영역 침범’을 우려하고 있다.

한 전문대 관계자는 “일반대와 폴리텍대학 사이에 낀 전문대가 살아남으려면 수업연한 다양화를 비롯한 경쟁력 제고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남윤서 baron@donga.com·임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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