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진천엔 24시간 범죄막는 ‘귀달린 CCTV’가 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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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대 설치해 예방효과 톡톡… 비명소리-이상 소음 감지
관제센터 요원이 신속 대처

충북 진천군이 전국 최초로 도입해 시행하는 귀 달린 폐쇄회로(CC)TV 서비스가 각종 사건사고 해결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통합관제센터 안에서 모니터 요원들이 관찰하는 모습. 진천군 제공
충북 진천군이 전국 최초로 도입해 시행하는 귀 달린 폐쇄회로(CC)TV 서비스가 각종 사건사고 해결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통합관제센터 안에서 모니터 요원들이 관찰하는 모습. 진천군 제공
올해 9월 30일 오전 3시경 충북 진천군 진천읍 중앙 2길 한 점포 앞. 이곳을 지나던 여성 운전자 A 씨(32)의 차량에 자전거를 타고 가던 B 씨(32)가 뛰어들어 교통사고가 났다. B 씨는 당황한 A 씨에게 “괜찮다”고 한 뒤 돌려보냈다. 하지만 B 씨는 1시간 뒤 A 씨에게 전화를 해 “다리가 아프다”며 합의금조로 500만 원을 요구했다. 그런데 이 장면이 진천군이 운영하는 폐쇄회로(CC)TV 통합관제센터 모니터에 고스란히 잡혔다. 당시 이 장면을 본 모니터 요원은 사고 과정이 이상하다고 판단해 경찰에 연락했다. 경찰은 차적 조회 등을 통해 A 씨의 연락처를 알아낸 뒤 A 씨가 B 씨와 만나기로 한 장소에서 B 씨를 붙잡았다. 조사 결과 B 씨는 여성이 운전하는 차량을 상대로 고의로 교통사고를 낸 뒤 합의금을 받아 챙기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앞서 7월 15일에는 진천군 덕산면의 한 마을 입구에서 전동휠체어를 탄 노인이 운전 부주의로 도로 옆 논두렁으로 굴러떨어졌다. 인근에 사람이 없었지만 CCTV를 통해 들려온 노인의 비명을 들은 군(郡) CCTV 통합관제센터 요원이 인근 파출소에 신고하면서 신속한 구조 조치가 이뤄졌다.

진천군이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설치해 운영 중인 ‘귀가 달린 CCTV’가 각종 사건 사고 해결의 일등공신이 되고 있다.

진천군은 2011년 7월 CCTV관제센터를 충북도내에서 처음 설치해 모니터 요원 12명과 경찰관 3명이 24시간 근무하며 460대의 CCTV를 지켜보고 있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이상 음원 발생을 확인할 수 있는 ‘귀가 달린’ CCTV 49대도 설치했다. ‘귀가 달린’ CCTV는 CCTV 주변에 감지기를 달아 비명이나 유리창 깨지는 소리, 자동차 충돌 소리 등 비정상적인 소리가 날 경우 통합관제센터에 자동으로 경보음이 울리는 시스템. 위험 상황이라고 판단될 경우 모니터 요원들이 인근 지구대나 파출소, 119구조대 등에 상황을 연락해 현장 출동이 이뤄진다. 진천군은 행정자치부의 공모사업에 선정돼 지원받은 2억 원과 국비 2억 원 등 4억 원을 들여 전국 최초로 이상음원 발생지역 집중관제 서비스 시스템을 갖췄다.

이 시스템 구축 이후 진천군은 9월 교통사고 자해공갈범 검거 등 모두 9건의 사건 사고를 감지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 같은 소문이 나면서 최근까지 전국 40여 곳의 지방자치단체에서 이 시스템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다녀갔다. 10월 8일에는 대구시와 대전시, 충남도, 경기 성남시, 전북 순창군 등 전국의 지자체와 행정자치부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CCTV 지능형 관제서비스 시범사업 성과보고회’를 열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지난달 19일에는 행정자치부가 마련한 CCTV 통합관제센터 콘퍼런스에서 지자체 우수 사례로 추진 경과와 성과 등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달에는 ‘제19회 지방정보통신 우수 사례 발표회’에서 ‘귀 달린 CCTV로 진화하는 지능형 관제서비스’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현재 일부 지자체는 진천군의 모델로 내년에 이 같은 CCTV 시스템을 구축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영훈 진천군수는 “진천 전역에 설치된 CCTV가 연중무휴 24시간 관찰하면서 각종 범죄예방 및 검거, 사고와 재난관리 등 안전사회 만들기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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