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메릴린치 투자 실패 머리 숙여 사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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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홍철 KIC사장 공식 사과

안홍철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사진)이 2008년 메릴린치 투자 실패와 관련해 “잘못된 투자였다”며 공식 사과했다.

안 사장은 24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국정감사에서 부실투자에 대한 지적이 있었고, 이에 대해 통렬히 반성하며 국민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투자 실패의 교훈을 되새겨 세계적인 국부펀드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KIC는 2008년 1월 메릴린치 주식에 20억 달러(약 2조 원)를 투자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주가가 급락하면서 큰 손실을 봤다. 올해 10월 말 기준 누적손실률은 35.8%에 이른다. 10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은 “당시 운영위원들이 투자를 반대했는데도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주도로 투자가 무리하게 결정됐다”고 질타했다.

메릴린치 투자 당시 안 사장이 감사로 재직해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비판에 대해 “당시 시기가 좋지 않기 때문에 투자를 늦춰야 한다고 적극 반대했었다”며 “감사는 회의에서 발언권만 있고 투표권은 없어 투자 결정을 막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KIC는 이 같은 투자 실패를 막기 위해 △투자실무위원회와 투자위원회 신설 △리서치 기반의 투자 △리스크 관리 강화 △정보공개 확대 등을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 사장은 “당시 메릴린치 투자는 리서치에 기반한 투자가 아니라 남들이 하니 따라 하는 ‘미 투 인베스트먼트(me too investment)’였다”며 “하지만 향후 가격이 반등할 가능성이 큰 만큼 당분간 주식을 팔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IC는 부동산 등 대체투자 비중을 현재의 두 배인 20% 이상으로 확대하고,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전 세계 국부펀드·연기금과의 공동 투자도 꾸준히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안홍철#한국투자공사#공식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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