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에… 취업 공부에… 열심히 살지만 불행해 보여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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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혁신 '골든타임']<11>청년이 살고 싶은 나라로 그들에게 행복을
외국인 유학생이 본 한국대학생

한국 청년들의 삶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브라질 출신 레오나르두 페레이라(서울대 전기공학과 3학년), 핀란드 출신 라우라 
토이릴라(한양대 경영학과 3학년), 스웨덴 출신 나탈리 타노 씨(건국대 경영학과 3학년·왼쪽부터).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한국 청년들의 삶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브라질 출신 레오나르두 페레이라(서울대 전기공학과 3학년), 핀란드 출신 라우라 토이릴라(한양대 경영학과 3학년), 스웨덴 출신 나탈리 타노 씨(건국대 경영학과 3학년·왼쪽부터).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너무 열심히 산다. 그런데 행복해 보이진 않는다.”

‘대한민국 청년의 삶이 어떻게 보이느냐?’는 질문에 외국인 유학생들은 이렇게 말했다. 바쁘고, 치열하고, 여러 가지를 포기하며 앞을 향해 질주하지만 정작 개인의 행복은 뒷전이라고. 그래서 다시 물었다. 한국 청년이 더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선 어떤 아이디어들이 필요할까? 한국 학생들을 가까이에서 보고 있는 스웨덴 출신 나탈리 타노(23·건국대 경영학과 3학년), 핀란드 출신 라우라 토이릴라(23·한양대 경영학과 3학년), 브라질 출신 레오나르두 페레이라 씨(24·서울대 전기공학과 3학년)에게 들어봤다.

○ 등록금 할부 안 되나요?


이들은 등록금 부담이 가장 버거워 보인다고 했다. 한 학기에 400만 원이 넘는 등록금도 문제지만 장학금, 생활비 지원 등도 부족해 보인다는 것. 대학 등록금이 없는 스웨덴에서 온 나탈리 씨는 “등록금을 없애기 어렵다면 분할 납부를 통해서라도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며 “매달 일정액을 낼 수 있다면 한꺼번에 내는 것보다 부담이 훨씬 적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장학금뿐 아니라 생활비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레오나르두 씨는 “한국 청년들은 아르바이트를 많이 하는데 학생이 할 일은 공부다. 돈이 없는 건 당연하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가 생활비를 보조해 주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들에 따르면 스웨덴과 핀란드 정부는 약 80만 원, 브라질은 20만 원의 대학생 생활비 지원금을 준다.

○ 취업에 학점, 영어점수 왜 보나요?

기업들이 신입사원을 뽑을 때 학점, 영어시험 점수, 자격증 등을 평가에 반영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나탈리 씨는 “한 사람의 재능과 가능성을 점수 몇 가지로 평가하는 건 기업의 경쟁력을 저해하고, 대학생 때 다양하고 창의적인 인재로 성장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는다”며 “기업이 스펙을 평가요소에서 아예 없애면 청년들의 삶이 더 풍성해질 것이다”고 말했다.

대학의 평가 방식도 경쟁을 부추기는 상대평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라우라 씨는 “한국 대학은 수업 수준은 유럽보다 낮은데, 학점 따기는 더 어렵다. 소모적인 경쟁을 하고 있다”며 “기업이 먼저 학점을 전형요소에서 제외하면 대학생활에서 배울 수 있는 게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한국 청년들이 한반도라는 울타리를 넘어 더 큰 꿈을 꿀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레오나르두 씨는 “한국 청년들은 좋은 학교를 졸업하고 좋은 직장을 가져도 삶이 너무 팍팍하다. 한마디로 레드오션이다”며 “한국을 떠나 브라질 같은 개발도상국으로 가면 정말 많은 기회와 가능성이 있다. 더 큰 꿈을 꿔보면 어떨까”라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양소리 인턴기자 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 졸업
#등록금#아르바이트#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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