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열병식에 20억 짜리 벤츠 등장”…수출금지 품목이 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6일 09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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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조선중앙TV 캡처.
北조선중앙TV 캡처.
북한이 '전승절(정전협정 체결일)'을 기념해 평양에서 연 군사 퍼레이드에서 벤츠 리무진 등 유럽의 최신형 고급 자동차가 등장하는 등 사치품의 대북 수출 규제를 명시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가 여전히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미국의 북한전문 매체 자유아시아 방송(RFA)이 5일 보도했다.

RFA는 7월 27일 평양 금수산 태양궁전광장에서 열린 북한의 육해공군과 전략군 병사들이 참가한 군사퍼레이드에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초상화를 올려놓은 두 대의 검은색 벤츠 리무진이 행렬 한 가운데서 천천히 이동하는 것을 북한 TV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영어로 서비스되는 미국의 북한 전문 인터넷 매체 엔케이뉴스(NK News)의 채드 오코렐 편집장은 RFA에 "이날 행사에 등장한 독일산 고급 리무진 승용차들은 유엔이 북한과 거래하지 못하도록 규제한 사치품에 해당한다"며 "한대에 200만 달러(약 20억 7000만 원)를 호가하는 메르세데스-벤츠 리무진 두 대가 군사 행렬에 등장했다. 사치품을 북한과 거래해서는 안 된다는 유엔의 대북제재 위반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오코렐 편집장은 평양 소식통을 인용해 전승절 행사에 등장한 벤츠 리무진이 1~2년 전에 수입된 것으로 보인다며 유엔의 대북 제재가 발효된 이후 생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는 "메르세데스-벤츠 S600 장갑 리무진으로 추정된다. S600은 철갑의 무거운 하중 탓에 강령한 V12엔진을 장착했다. 2008년 이후 생산을 시작한 것으로 유엔 대북제재 품목에 해당해 북한으로 들어가서는 안 되는 사치품"이라고 설명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06년 대북 제재 결의 1718호를 통해 유엔 회원국들이 자국민에 의한 대북 사치품 제공을 금지하도록 촉구한 바 있다.

그러나 유엔은 지난 2월 안보리가 특정한 장비나 물건을 사치품으로 규정해 북한으로 보내는 것을 제한하고 있지는 않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는 당시 "제재위가 작성한 참고 자료를 바탕으로 유엔 회원국 정부가 자체적으로 사치품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었다.

이에 대해 북중관계를 주로 다루는 고든 장 변호사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여전히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이라며 "미국이 과거 이란에 가했던 '완전규제(full embargo)' 형태의 제재를 도입해야 북한의 태도를 바꿀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고 RFA는 전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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