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영업益 8조4000억… “위기관리 주효”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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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분기 부진 털고 비수기 선방

‘회복’과 ‘선방’ 그리고 ‘갤럭시S5’.

삼성전자의 1분기(1∼3월) 실적(연결기준·잠정치)을 놓고 회사 안팎에서 나오는 키워드들이다.

삼성전자는 1분기에 매출 53조 원, 영업이익 8조4000억 원을 올렸다고 8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300억 원(0.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800억 원(―4.3%)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4분기에 비해선 매출은 6조2800억 원(―10.6%)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900억 원(1.1%)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에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18.2% 감소한 실적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국내외 정보기술(IT)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어닝쇼크’란 표현이 나오기도 했다. 통상 1분기가 비수기로 꼽히는 것을 감안할 때 이번 실적에 대해선 분명한 회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IT 업계와 시장의 시선은 실적 회복 배경과 2분기 실적에 쏠리고 있다.

○ 비용 절감… 스마트폰 TV 가전 실적 회복

1분기에는 크리스마스와 추수감사절처럼 대규모 소비가 이뤄지는 이벤트도 없고, 신제품 출시도 드물다. 그래서 삼성전자의 이번 실적이 더욱 의미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실적이 하락하자마자 위기경영 상황임을 선언하고 관리를 강화한 게 실적 회복에 크게 기여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많다.

삼성전자는 연초 사업부문별로 위기극복 결의대회까지 열 정도로 긴박하게 움직였다. 위기극복 결의대회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후폭풍이 본격적으로 몰아치기 시작한 2009년 초 이후 처음이었다. 이 과정에서 전사적인 차원의 비용 절감과 효율성 높이기 작업도 이루어졌다.

제품 판매와 관련해선 스마트폰, TV, 가전 부문에서 선방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 등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성장이 둔화됐던 스마트폰의 판매량이 당초 예상치를 웃돌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증권사들은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 사업부문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4분기에는 5조4700억 원이었으나 올해 1분기에는 5조8000억 원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IM과 CE(소비자가전) 부문이 성장세를 보이며 1분기 실적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고 말했다.

○ 경쟁자 없는 2분기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삼성전자의 2분기(4∼6월) 실적은 새로운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갤럭시S5’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에선 지난달 27일 조기 출시된 갤럭시S5가 11일부터 150여 개국에서 판매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5 출시를 계기로 2분기 휴대전화 판매량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갤럭시S5의 가격을 당초 예상보다 싼 86만 원대(해외 800달러대)로 정한 이유 중 하나도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서다.

더욱이 2분기에는 시장에 마땅한 경쟁자가 없는 상황이다. 세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애플의 신제품은 7월경 선보일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로서는 2분기에 갤럭시S5 판매에 더욱 집중해야 할 이유다.

한편 2분기에는 TV와 디스플레이 패널의 실적도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말부터 유럽과 북미 시장 점유율이 빠르게 올라가고 있는 곡면(커브드) 초고화질(UHD) TV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박 팀장은 “디스플레이 패널 부문의 가동률이 올라가면서 이익도 좋아지는 추세”라며 “2분기에는 디스플레이 패널 쪽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달 말 1분기 실적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삼성전자#갤럭시S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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