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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DBR/인터뷰]“쓸만한 인재가 없다고? 그건 기업 책임이다”

입력 2014-02-27 03:00업데이트 2014-02-2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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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人事전문가 피터 카펠리 와튼스쿨 교수
피터 카펠리 교수
요즘 대학생들은 학점, 토익 점수, 자격증, 인턴 경력, 자원봉사 등 취업에 필요한 ‘스펙’을 만드는 데 많은 시간을 쓴다. 알 만한 대기업이나 공기업의 입사 경쟁률은 수백 대 1을 넘나든다. 이렇게 젊은이들은 취업난에 시달리는데 이상하게도 기업은 인재가 없다고 아우성이다.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이 2013년 말 기업 인사담당자 499명에게 인재 채용의 어려움에 대해 물었더니 절반 가까운 응답자가 ‘적합한 인재가 없다’고 말했다. 구인난과 구직난이 동시에 벌어지는 까닭은 무엇일까.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의 피터 카펠리 교수는 이런 현상과 관련해 구직자의 능력 부족이 아니라 기업의 과욕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최근 ‘부품사회’라는 책을 통해 현대 기업의 채용 행태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카펠리 교수를 인터뷰했다. DBR(동아비즈니스리뷰) 147호(2월 15일자)에 게재된 인터뷰의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인재를 못 찾는 게 기업의 책임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다이아몬드가 비싸긴 하지만 없어서 못 사지는 않는다. 돈만 충분히 쓸 생각이 있다면 얼마든지 다이아몬드를 구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기업도 인재가 없어서 못 구하는 게 아니다. 재능이 있는 사람에게 고용주가 시장 가격을 지급할 능력 또는 의지가 부족한 것뿐이다.

기업이 인재 채용에 예전보다 더 많은 어려움을 겪는 또 다른 이유는 역설적으로 구직자가 많아졌고 인터넷의 발달로 좋은 지원자를 찾는 일이 쉬워졌기 때문이다. 고용주들은 적당한 수준의 지원자에 만족하지 않고 완벽한 자격을 갖춘 지원자가 나타나길 기다리거나 아니면 더 싼값에 일해 줄 지원자를 기다리게 된다. 결혼 상대를 찾는 사람이 데이트할 수 있는 상대가 많아지면 오히려 더 꼼꼼히 따져보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채용을 신중하게 하는 게 왜 나쁜가.

“모든 조건이 딱 맞는 지원자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보다 자질이 있는 지원자를 빨리 뽑아서 고용과 훈련에 투자하는 게 더 이득인 경우가 많다. 그런데 현재 대부분의 기업이 쓰고 있는 인사, 회계 시스템이 의사결정 과정을 왜곡한다. 사람을 뽑아서 들어가는 비용, 즉 인건비는 시스템상에서 명확히 드러나지만 사람을 뽑지 않고 자리를 공석으로 남겨뒀을 때 발생하는 사업 기회의 손실과 기회비용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

―요즘 대학에서 가르치는 지식이 기업 실무에서는 쓸모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구직자의 자질이 예전보다 떨어졌다는 속설을 뒷받침해주는 증거는 없다. 실제로 대부분의 기업은 입사 지원자의 지식 부족보다 경험 부족을 문제 삼는다. 별도의 교육을 받지 않고도, 업무 적응 기간을 거치지 않고도 입사하자마자 바로 회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직원을 채용하고 싶어 한다.

그런 심정이 이해는 가지만, 그렇게 해서는 같은 직종에 종사했던 경력자만 뽑을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채용의 문이 좁아져 업무 현장이 위축된다. 인건비, 교육비 등의 비용을 아끼기 위해 직원 교육을 소홀히 하거나 완벽한 지원자를 찾느라 채용이 늦춰진다면 거기서 오는 사업 기회의 손실이 더욱 크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조진서 기자 cj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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