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골목가게 품은 백화점… 상생마케팅 효과 톡톡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23일 03시 00분


대구 중구 반월당 메트로센터 지하상가에서 ‘반월당 고로케(크로켓)’ 가게를 운영하는 박종훈 대표(44)는 요즘 무척 바쁘다. 최근 들어 매출이 지난해보다 10% 이상 늘어난 데다 전국 체인점도 매달 5, 6개씩 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좋은 재료로 신제품을 꾸준히 개발한 덕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가게가 판매하는 크로켓은 고구마와 야채, 치즈, 고추장불고기, 카레, 호두 등 12가지. 다음 달에도 신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개당 가격은 1500원. 바삭하면서 달콤한 맛을 자랑한다.

체인점이 증가한 이유는 올해 8월 달서구 상인동 롯데백화점 상인점 지하 1층 식품관에 10m²(약 3평) 크기의 가게를 열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체인점은 대구지역 3곳뿐이었다. 백화점은 박 대표의 가게를 경쟁력 있는 맛집으로 선정해 입점을 제안했다. 전기료와 수도료, 카드수수료 등의 운영비 일부도 지원한다. 박 대표는 “지난달 매출이 1200만 원이어서 백화점 입점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반월당 크로켓은 ‘백화점 브랜드’라는 인식을 얻으면서 수원 대전 울산 김해 등 전국 체인점 30여 곳을 열었다. 22일에는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체인점을 연다. 내년 상반기까지 50호점을 여는 것이 목표다.

대구지역 백화점들의 지역 브랜드 유치가 활발하다. 지역 업체와 상생하면서 골목 상권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상인점은 지난달 지하 1층에 돈가스 전문점인 ‘소가담’을 열었다. 대구 남구 대명동 앞산 카페골목에 본점을 운영 중인 이 가게는 기름에 튀기지 않고 오븐에 구운 돈가스로 고객들의 입맛을 잡고 있다. 박영준 백화점 상품기획 담당자는 “맛과 음식점 분위기에 만족한 손님들이 유명 브랜드처럼 인정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 백화점은 올해 3월 대구점 10층에 동인동 찜갈비 입점을 시작으로 지역 맛집 브랜드 유치에 나서고 있다. 설풍진 대구점장은 “친숙한 대구 브랜드와 함께하는 백화점 이미지가 경영에도 도움이 된다. 입점 업체들이 백화점 유통 시스템을 통해 전국 브랜드로 성장하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대구백화점 본점은 지하 1층에 서구지역 동네빵집인 ‘풍미당 베이커리’를 열었다. 대형 브랜드 빵집에 없는 고구마빵, 서구맛빵 등 신제품으로 하루 평균 100여만 원의 매출을 올린다. 손노익 대표(45)는 “백화점에 들어간 브랜드라는 홍보 효과가 기대 이상”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대구점 지하 1층 식품관에 8월 문을 연 대구농산물 전문매장도 반응이 좋은 편이다. 지역 농민 640여 명이 동구 검사동에 설립한 ㈜대구농산물유통의 친환경 채소, 과일 등 30여 가지를 판매한다. 김동성 점장은 “지역 밀착형 경영이 유통 경쟁력에 보탬이 된다. 대구 업체들의 동반자라는 인식을 얻도록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상생발전#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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