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정전 60주년, 북한은 전쟁·경제·미래 모두 졌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24일 03시 00분


27일로 6·25전쟁의 정전협정을 체결한 지 60주년을 맞는다. 적화통일을 꿈꾸던 북한의 기습적 남침(南侵)을 신생 대한민국이 피로 막아낸 값진 승리를 기념하는 날이다. 한국군과 16개 참전국은 유엔의 깃발 아래 하나가 돼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했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였던 한국이 원조를 주는 나라로 거듭나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모범 국가가 된 것도 6·25전쟁에서 승리한 덕분이다.

미국에서 6·25는 더이상 ‘잊혀진 전쟁’이 아니라 ‘영광스러운 승리’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사상 처음으로 정전 기념식에 참석해 연설한다. ‘잊혀지지 않는 영웅들’을 주제로 워싱턴의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공원에서 열리는 이번 기념식에는 7000명이 참석한다. 정전 이후 한국과 미국은 60년을 지탱한 혈맹(血盟) 관계를 맺었다. 세계사에서 가장 성공적인 동맹으로 평가받는 한미동맹이 지난 60년의 성공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굳건한 공동번영의 초석이 되길 기대한다.

6·25전쟁을 미국과 이승만 정권의 북침이라고 우기는 북한은 이날을 전승기념일이라며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예년과 달리 대규모 열병식을 준비하고 있고 대동강 변에 전시하던 미 정보수집함 푸에블로호를 전승기념관으로 옮겨 대대적인 재개장 행사를 연다. 전승(戰勝)이라는 말부터 거짓말이다. 적화통일이라는 목표에서 보면 실패한 전쟁이다. 주민이 먹을 식량도 모자라는 지금 북한의 처지를 놓고 보면 패전해서 대한민국으로 편입되는 편이 훨씬 나았을 것이다. 그렇다고 밝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는 것도 아니다.

정전 체제가 60년이 넘도록 계속되면서 지구상에 유일한 분단지역인 한반도에서 평화체제가 정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북한은 입에 발린 평화를 말하기 전에 핵과 장거리 미사일 폐기에 대한 진정한 의지부터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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