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계명대-영남대 ‘오페라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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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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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대학오페라축제 맞대결… 라보엠-사랑의묘약 무대에 올려

‘오페라는 합창단과 오케스트라의 조화가 중요!’ 3일 계명대 음대 강의실에서 학생들이 지휘자의 지휘에 맞춰 푸치니의 ‘라보엠’을 연습하고 있다. 계명대 제공
‘오페라는 합창단과 오케스트라의 조화가 중요!’ 3일 계명대 음대 강의실에서 학생들이 지휘자의 지휘에 맞춰 푸치니의 ‘라보엠’을 연습하고 있다. 계명대 제공
3일 오후 계명대 성서캠퍼스 음악공연예술대 강의실. 음대 성악과와 관현악과 학생 100여 명이 합창단과 오케스트라(관현악단)로 나눠 서자 강의실이 오페라 무대로 변했다. 연출을 맡은 김완준 계명아트센터 관장(63·성악과 교수)은 “오늘은 배우, 합창, 오케스트라가 모였으니 연습한 대로 실력 좀 발휘하자”며 학생들을 격려했다.

이들이 연습하는 오페라는 ‘라보엠’. 프랑스 파리의 뒷골목에 사는 가난한 연인의 사랑 이야기로 이탈리아 음악가 자코모 푸치니의 대표작이다. 김 관장은 남녀 주인공이 처음 만나는 장면을 지적하며 “동작이 빠르다. 동작이 리듬을 타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렇게 연습은 2시간 동안 이어졌다.

계명대와 영남대 음대 학생들은 대구 수성아트피아가 여는 ‘제1회 대학오페라축제’에서 자존심 대결을 펼친다. 이 행사는 수성아트피아가 지역 대학생에게 배우나 연출가로 성장하도록 무대 경험의 기회를 주기 위해 올해 처음 마련했다. 계명대는 11∼12일, 영남대는 17∼18일 공연한다. 두 대학의 음대는 전통이 비슷해 공연을 앞두고 재학생과 동문의 관심도 높다. 계명대에는 1961년, 영남대에는 1969년 음대가 설치됐다. 하석배 계명대 음대 학장(43·성악과 교수)은 “오페라는 성악과 관현악, 무대 연출을 종합한 공연이어서 두 공연의 장점과 단점이 잘 드러날 것이다. 부족한 점을 서로 채우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1월부터 맹연습에 들어간 두 대학 학생들은 세련된 작품을 관객에게 보여 주겠다는 각오다. 주인공 배역을 맡기 위한 경쟁도 치열했다. 일반 관객을 대상으로 하는 정식 무대여서 전공을 살리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여자 주인공인 계명대 김혜영 씨(26·여·대학원 성악과 2년)는 “동작 하나하나가 완벽하다는 평가를 듣고 싶다”며 강한 의욕을 보였다.

영남대는 이탈리아 오페라 작곡가 가에타노 도니체티의 ‘사랑의 묘약’을 무대에 올린다. 사랑을 얻기 위해 엉터리 약장수에게 사랑의 묘약을 사는 순박한 청년 이야기. 원작의 배경은 스페인의 시골이지만 대학 캠퍼스로 바꿨다. 배우들의 복장도 캐주얼과 정장 차림이다. 재미를 위해 시나리오도 일부 고쳤다. 학생 100여 명은 수업을 마치면 연습실에서 살다시피 한다. 남자 주인공을 맡은 이병룡 씨(29·대학원 성악과 졸업)는 “오페라 가수가 목표인데 뜻밖에 좋은 기회가 와서 설렌다. 학교의 자존심을 걸고 멋진 공연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축제를 마련한 이진훈 수성문화재단 이사장(수성구청장)은 “대학생들은 무대에 서는 꿈을 이루고 시민들은 수준 높은 학생 공연을 즐기는 자리가 될 것이다. 이 프로그램을 꾸준히 열어 대구의 문화 공연의 기반을 튼튼하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계명대#영남대#오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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