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 =경마, 고정관념 깨고 레저산업 이끄는 선두마 될것”

  • Array
  • 입력 2013년 2월 26일 03시 00분


코멘트

■ 장태평 한국마사회장

장태평 한국마사회장은 “공기업도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수익을 내야 사회에 공적인 기여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마사회가 사행산업 기관이라고 욕을 먹는데 적자까지 낸다면 존재할 이유가 없다. 조직에 경영 마인드 하나만 확실하게 뿌리내리게 해도 내 역할은 다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과천=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장태평 한국마사회장은 “공기업도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수익을 내야 사회에 공적인 기여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마사회가 사행산업 기관이라고 욕을 먹는데 적자까지 낸다면 존재할 이유가 없다. 조직에 경영 마인드 하나만 확실하게 뿌리내리게 해도 내 역할은 다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과천=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경제학 석사, 세무학 박사답게 그는 숫자에 아주 밝았다. 자신이 이끄는 조직의 경영 상태를 설명하는데 일사천리였다. 외워서 얘기하나 싶을 정도였다. 21일 경기 과천 서울경마공원 내 집무실에서 만난 장태평 한국마사회장(64)은 취임 1년 남짓 만에 조직의 모든 것을 꿰뚫어 보고 있었다.

“와서 보니 여기(한국마사회)는 경영이란 게 없더라. 늘 하던 대로 세금 낼 것 내고 뗄 것 떼고 남는 돈으로 살았으니까. 매출이 줄든 말든 돈이 항상 넘치는 것처럼 그러고 지냈더라.” 장 회장은 처음 왔을 때 본 마사회에 불만이 많았다. 마사회는 최근 5, 6년 동안 해마다 가용 자금이 800억 원씩 줄었다. 그가 취임한 2011년 11월에는 3000억 원 밑으로 떨어질 판이었다. “그런데도 5년간 1조 원대 사업 계획을 세워놨어요. 어이가 없는 거지.”

수입은 늘지 않는데 물가 상승 등으로 쓰는 지출은 많아지니 적자를 보는 건 시간문제라고 그는 생각했다. 마사회의 지난해 매출은 7조9000억 원. 10년 전인 2002년의 7조6000억 원과 별 차이가 없다. 그래서 그가 3년 임기 중 역점 과제로 삼은 것 중 하나가 수익 모델 다양화다. 돈 들어올 곳을 늘리자는 것이다. “마사회는 매출의 98%가 경마 분야에서 나와요. 재무구조 안정화를 위해 수익 모델을 창출하는 도전 정신이 필요해요.”

마사회는 장 회장의 지휘 아래 경마공원 관람대 컨벤션홀을 활용한 웨딩과 전시, 컨벤션 사업과 말 캐릭터 상품화를 추진 중이다. 또 경마공원을 테마파크로 바꾸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과천에는 미술관이 있고 동물원도 있어요. 경마공원을 에버랜드 같은 테마파크로 만들면 과천은 훌륭한 레저 도시가 될 겁니다. 장기적으로는 마사회가 레저산업을 이끄는 공적인 엔진 역할을 하고 싶어요.”

마사회 이미지 개선도 장 회장이 공을 들이는 부분이다. “마사회가 좋은 일을 엄청 많이 해요. 사회공헌 1등 기업이라고 자부합니다. 그런데 부각이 잘 안되는 게 아쉬워요.” 마사회는 지난해 1조4650억 원의 세금과 193억 원의 기부금을 냈다. 이제는 돈만 쏟아 붓는 게 아니라 감동이 있는 사회공헌이 필요하다는 게 장 회장의 생각이다.

마사회가 지난해 시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 승마힐링센터와 ‘꿈을 잡고(Job Go)’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승마힐링센터는 정서장애가 있는 아이들을 승마를 통해 치료하는 것으로 마사회는 앞으로 10년 동안 1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꿈을 잡고(Job Go)’는 장애 청년들을 위한 직업훈련 프로그램이다. “마사회 하면 경마, 경마 하면 사행성이라는 인식이 강해 사회공헌을 아무리 많이 해도 이미지가 쉽게 안 바뀌는 것 같아요. 그래서 조직 이름까지 바꾸는 것을 검토해 보라고 했습니다. ‘말’이란 단어를 아예 빼는 것까지 포함해서요.” 마사회 이미지 개선에 도움이 된다면 바꿀 수 있는 건 다 바꾸겠다는 게 그의 의지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장태평#한국마사회장#경마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