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차전은 삼성의 일방적 승리로 끝났다. 그러나 올해 한국시리즈는 팬들 가슴에 길이 남을 멋진 승부였다. 삼성과 SK의 희비는 마운드의 위기관리능력에서 갈렸다.
○류중일의 ‘신의 한수’, KS를 지배하다!
시리즈 전체를 관통한 것은 삼성 류중일 감독의 ‘신의 한수’였다. 예상을 깬 1선발 윤성환-2선발 장원삼 카드가 적중했다. 삼성의 4승을 두 투수가 나란히 2번씩, 선발승으로 장식했다. 윤성환-장원삼의 호투는 류 감독이 당초 기대했던 ‘1+1 선발’ 카드의 실패를 상쇄하고도 남았다.
○장원삼, 또다시 마운드를 호령하다!
놀라움 그 자체였다. 장원삼은 올 시즌 다승왕을 차지하며 확실히 한 클래스 더 위로 올라섰다. 직구, 슬라이더, 서클체인지업까지 흠잡을 데가 없었다. 공의 움직임, 제구력까지 완벽했다. 자신감도 넘쳤다. 1회 박재상의 1루 땅볼 때 베이스커버를 들어가 이승엽의 송구를 맨손으로 캐치했다. 7회까지 1안타 무4사구 무실점. 그 중 6이닝을 삼자범퇴로 막았다. 2차전에서도 4이닝을 삼자범퇴로 막고 6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KS 13이닝 중 10이닝이 삼자범퇴다. MVP급 활약이라 보기에 충분했다. 장원삼 덕분에 삼성 타자들은 초반부터 편안하게 공격했다. 장원삼이 워낙 좋아 SK 선발 마리오는 상대적으로 위축됐다.
○마리오, 1회가 아쉬웠다!
마리오가 나선 2차전 3회 실점 상황이 오버랩됐다. 3회 진갑용에게 번트를 대주지 못해 결국 페이크번트&슬래시로 안타를 허용했듯, 또다시 6차전 1회 무사 1루서 정형식에게 안타를 맞은 게 아쉬웠다. 정형식에게 정석대로 번트를 대줬어야 했다. 운용의 묘가 아쉬웠다. 좋은 볼을 갖고도 스타트를 잘 끊지 못했다.
○SK ‘마의 4회’, 위기관리능력에서 졌다!
SK로선 4회가 길게 느껴졌을 것이다. 마리오가 박석민에게 슬라이더를 던지다 2점포를 얻어맞았고, 이어 등판한 송은범과 채병용이 모두 적시타를 허용했다. 무려 6점을 내줬다. SK는 2차전 3회 등 한 이닝 6실점 게임이 모두 3경기나 된다. 대량실점을 허용한다는 것은 그만큼 위기관리능력이 부족하단 의미다. 삼성 마운드와 다른 것이 이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