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이 옷’ 선호 1위는 고소득층… 허리띠 졸라매기의 역설

동아일보 입력 2012-10-15 03:00수정 2012-10-15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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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한우 판매 1위는 등심

그래픽 서장원 기자 yankeey@donga.com
《 외국계 금융회사에 다니는 김지연 씨(28·여)는 가방이나 지갑은 명품을 써도 옷은 H&M이나 자라 같은 제조·유통일괄형(SPA) 브랜드를 선호한다. 지난해 결혼하면서 전세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출을 받은 이후 웬만한 음식은 집에서 해먹는다. 그는 “쇼핑과 외식을 자주 하는 편이었지만 씀씀이를 줄이려다 보니 저가 브랜드를 찾고 외식비도 아끼게 됐다”고 말했다. 실속형 소비자들이 유통가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대형마트에서는 한우 부위 중 가격이 가장 비싼 등심이 잘 팔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불황에 외식을 줄였지만 기존 입맛을 버리지 못해 집에서 고기를 구워 먹기 때문이다. 또 대한상공회의소 조사에 따르면 고소득자들이 값이 싼 SPA 브랜드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 “고기는 외식 대신 집에서” 이마트서 등심이 양지 앞질러… 한우 가격 안정세도 한몫

이마트는 1∼9월 한우 부위별 매출을 분석한 결과 등심이 차지하는 비중이 35.8%로 1위에 올랐다고 14일 밝혔다. 작년보다 15.4%포인트, 2010년보다 21.4%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국거리로 쓰이는 양지(14.7%), 불고기 및 장조림용인 설도(11.9%)가 뒤를 이었다. 홍성진 이마트 축산바이어는 “1993년 이마트가 문을 연 이래 한우의 부위별 매출에서 등심 비중이 가장 높았던 적은 작년 7월과 8월뿐이었지만 올해는 매달 등심이 매출 1위”라고 말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양지의 매출이 가장 많았다.

롯데마트에서도 1∼9월 등심 매출은 작년 같은 달보다 많았다. 특히 나들이 수요가 많은 8월에는 등심이 한우 매출의 32.6%를 차지했다. 작년 8월보다 10.4%포인트 높은 것이다. 지난달엔 비중이 18.4%로 줄었지만 작년 9월보다는 3.0%포인트 높았다.

유통업계는 등심이 잘 팔리는 이유를 불황 탓에 외식비용을 줄이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고깃집에서 1인분(150g)에 3만∼4만 원대에 등심을 먹는 대신 대형마트에서 100g에 6000원대인 등심을 사서 집에서 구워 먹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2010년 하반기(7∼12월)부터 한우 사육 두수가 증가해 6월 말 현재 298만 마리로 늘어 한우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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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이마트에서 한우 1등급 등심 가격은 100g에 6500원으로 2010년에 비해 1300원(16.7%) 내렸다. 도매가격도 낮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12일 거세한우 도매가격은 kg당 1만4284원으로 1년 전보다 4.2% 올랐지만 2년 전보다 6.4%, 3년 전보다 25.7% 각각 떨어졌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 월 700만원 이상 버는 가구 51%가 “SPA의류 즐겨입어”… 저소득층은 “싼 옷도 부담”

유니클로, 자라, H&M 등 제조·유통일괄형(SPA) 의류 브랜드를 가장 선호하는 소비자 계층은 월평균 가구소득 700만 원 이상의 고소득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SPA 의류브랜드는 백화점에 입점한 다른 브랜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값이 싸기 때문에 일명 ‘저렴이’로 불린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수도권 소비자 500명을 대상으로 SPA 브랜드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소득별 분류에선 월평균 소득 700만 원 이상인 가구의 선호도가 50.8%로 가장 높았다. 이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SPA 브랜드를 좋아하고 즐겨 입는다는 의미다. 500만∼700만 원 미만 가구의 44.0%가, 300만∼500만 원 미만 가구의 44.4%가 ‘SPA 의류 브랜드를 즐겨 입는다’고 응답했다. 반면 월소득 300만 원 미만 가구의 SPA 브랜드 선호도는 31.6%에 그쳤다.

정수경 대한상의 유통산업정책실 과장은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고소득층 사이에서도 일부 고가 제품을 제외한 기본의상은 저가 상품으로 구매하려는 실속형 소비 성향이 강해졌기 때문”이라며 “소득이 낮으면 SPA 브랜드의 가격조차 부담스럽다는 응답이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남성(46.9%)이 여성(38.5%)보다 SPA 브랜드를 선호했다. 연령대별로는 20대(50.5%)에 이어 50대 이상(46.6%)과 40대(42.0%)가 30대(34.8%)보다 선호도가 높았다. SPA 브랜드를 선호하는 이유(복수 응답)로는 ‘저렴한 가격’(84.8%)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이어 ‘다양한 상품 종류’(49.5%)와 ‘디자인’(41.9%), ‘품질’(41.4%), ‘넓은 매장과 쇼핑 분위기’(32.4%) 순이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한우#SPA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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