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 태블릿PC, 왜 못 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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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20일 19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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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시대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아이템이라면 역시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들 수 있다. 이 두 가지 중 하나가 없으면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으로 취급 받을 정도다. 이 정도로 인기를 끌다 보니 제조사들도 다수의 제품을 내놓으며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다만, 스마트폰의 경우는 애플의 iOS 운영체제를 탑재한 아이폰 시리즈와 함께,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한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등의 스마트폰 등이 인기를 끌며 다양한 제품이 꾸준한 판매량을 기록하는 반면, 태블릿PC 시장의 경우, 애플의 아이패드 시리즈 외의 제품은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안드로이드 태블릿PC 중에는 삼성전자의 갤럭시탭 시리즈가 그나마 존재감을 드러내는 정도고, 나머지 대다수 제품들은 거의 시장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스마트폰을 이미 가지고 있는데 태블릿PC를 살 필요가?

모든 컴퓨터 기기는 탑재된 운영체제의 종류에 따라 기본적인 인터페이스(조작 방식)나 호횐되는 앱(응용 프로그램)이 정해진다. 2012년 현재 시중에 팔리고 있는 태블릿PC는 대부분 애플 iOS나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하고 있는데, 이는 스마트폰의 그것과 같다. 따라서 태블릿PC는 스마트폰과 거의 같은 인터페이스나 앱을 사용한다.

이는 스마트폰에 익숙해진 사용자가 태블릿PC 역시 어려움 없이 적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장점이지만, 양쪽 기기가 근본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더욱이, 스마트폰은 기본적으로 휴대전화기이기 때문에 필수품처럼 취급 받지만, 태블릿PC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이미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다면 태블릿PC의 구매 욕구는 낮아질 수 밖에 없다.

굳이 하나를 사야 한다면 아이패드만?

다만, 위와 같은 이유에도 불구하고 예외적으로 애플의 아이패드만큼은 큰 인기를 끌었다. 아이패드가 안드로이드 기반 태블릿PC와 달리 호평을 받는 이유라면 상대적으로 많은 태블릿PC 전용 앱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애플 제품에 대해 일방적으로 지지를 보내주는 팬 층이 상당히 탄탄하다는 점이 크다.

또한, 아이패드는 단순히 ‘화면만 커진 스마트폰’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던 안드로이드 태블릿과 달리, 용도 및 활용성에 대한 지향점이 분명한 편이었다. 아이패드는 9.7인치의 큰 화면을 갖춰 휴대성은 다소 떨어지지만, 그만큼 콘텐츠를 즐기거나 각종 작업을 하기에 적당했다. 야외에 가지고 다니며 쓰기 보단 집안 침대에 누워서 쓰기에 더 적합한 물건이었다는 의미다. 실제로 상당수의 아이패드 사용자들은 스마트폰의 대용이라기보단 PC의 대용으로 아이패드를 쓰고 있다고 말하곤 한다.

지향점이 불분명한 안드로이드 태블릿PC

하지만 아이패드와 달리, 안드로이드 태블릿PC는 확실한 히트작을 내놓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움직임을 이어갔다. 아이패드의 대항마로 주목 받았던 갤럭시탭의 첫 번째 제품은 7.0인치 화면으로 선보였으나 휴대와 거치, 그 어느 쪽으로 특화되지 못했다는 평을 들으며 아이패드의 아성에는 미치지 못했다.

운영체제 역시 초기형 안드로이드 태블릿PC는 스마트폰과 동일한 안드로이드 버전 2.2(코드명 프로요)나 버전 2.3(코드명 진저브레드)등을 사용해 태블릿PC에서 활용하기에 다소 불편하다는 평을 들었으며, 태블릿PC에 적합한 안드로이드용 앱 역시 부족했다. 2011년에 태블릿PC 전용의 안드로이드 버전 3.0(코드명 허니컴)이 출시되었으나 기능이나 인터페이스 면에서 혹평을 받으며 금새 잊혀졌다.

미 인증 제품, 수준 이하 제품의 난립

애플의 제품에만 탑재되는 iOS와 달리, 안드로이드는 어떠한 제조사의 제품이라도 자유롭게 탑재가 가능한 운영체제다. 이 때문에 2012년 현재, 안드로이드 탑재 태블릿PC를 국내 시장에 공급하고 있는 업체는 20여 군데, 제품의 종류는 30여 가지가 넘는다. 다만, 삼성전자와 같은 일부의 경우를 제외하면 태반이 중소기업들이며, 이들 제품 중 상당수는 기본적인 성능이나 A/S 수준 등이 일정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도 상당수다.

특히, 이들 제품 중에는 구글의 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이 많다. 구글 인증은 구글에서 제시하는 일정 수준의 기능이나 성능을 갖춘 안드로이드 탑재 기기에 부여되는 것이다. 이 인증을 받지 못한 안드로이드 기기도 판매 자체는 가능하지만, 플레이 스토어(구 안드로이드 마켓)를 이용할 수 없어 활용도가 떨어지며, 각종 앱의 호환성도 낮은 편이다.

현재 국내에 판매중인 안드로이드 기반 태블릿PC 중에 구글의 인증을 받은 것은 삼성전자의 갤럭시탭이나 HTC 플라이어, 에이서의 아이코니아탭, 누리안의 V9 등,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나머지 수십 종류 이상의 대다수 저가형 안드로이드 태블릿PC는 구글 인증을 받지 않은 채로 판매 중이다.

안드로이드 태블릿PC에 적합한 운영체제 및 앱의 개발 시급

위와 같은 이유로 현재 태블릿PC 시장은 아이패드의 독주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5월 4일, 미국 PC매거진의 보도에 따르면 전체 태블릿PC가 발생시키는 인터넷 트래픽 중 애플의 아이패드 시리즈가 95%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흐름을 바꾸기 위해선 안드로이드 태블릿PC에 적합한 운영체제 및 앱의 개발이 활성화 될 필요가 있으며 제품의 기본적인 품질 역시 한층 향상될 필요가 있다.

구글은 작년에 출시되었지만 그다지 좋은 평을 받지 못한 태블릿PC 전용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 3.0(코드명 허니컴)을 포기하는 대신,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서 함께 쓸 수 있는 안드로이드 4.0(코드명 아이스크림 샌드위치)의 보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이는 허니컴에 비해 상대적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한 하드웨어 제조사인 삼성전자 역시 한층 성능과 기능이 향상된 갤럭시탭 시리즈를 출시해 라인업의 다양화를 노리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눈부신 활약에 비해 초라할 정도로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준 안드로이드 태블릿PC가 앞으로 어느 정도 위상을 회복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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