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500홈런’ ML·日 통틀어 4명 뿐

‘국민타자’ 삼성 이승엽이 한국프로야구의 홈런 새 역사를 쓰기 위해 힘차게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장종훈 이후 역대 2번째 340홈런은 2개, 프로 최초 한·일 통산 500홈런은 3개만을 앞두고 있고 한국프로야구 신기록까지도 14개밖에 남지 않았다. 스포츠동아DB

올해 국내무대 복귀 후 벌써 14방…파워 건재
양준혁의 최다홈런 351개도 시즌내 경신 유력
한국 야구100년사에 전무후무한 대기록 눈앞

야구는 기록의 스포츠다. 오랜 기간에 걸쳐 쌓은 기록은 선수 개인의 업적임은 물론이거니와 프로야구 역사로 남는다. 그 중에서도 가장 주목 받는 기록은 단연 홈런이다. 프로야구 역사에서 홈런에 관한 기록이라면 삼성 이승엽(36)의 이름을 빼놓을 수 없다. 8년간의 일본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이승엽의 홈런 시계는 다시 돌아가고 있다. 그의 홈런 영향력은 여전하다. 18일까지 올 시즌 14개의 홈런을 기록 중이다. 강정호(넥센·19개), 최정(SK·15개)에 이어 박병호와 함께 홈런 순위 공동 3위. 그의 홈런은 어린 후배들과의 홈런 레이스라는 단순한 의미만 지니고 있지 않다. 한방 한방이 한국야구의 새 역사이자 전설을 향한 도전이다.

○한·일통산 500홈런-프로야구 최다홈런 경신 눈앞

이승엽은 한·일 개인통산 497홈런을 기록 중이다. 국내에서 338홈런, 일본에서 159홈런을 쳤다. 우선 홈런 2개만 추가하면 한국프로야구 역대 2위 장종훈(340개)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역사적인 한·일 개인통산 500홈런까지 3개 남았다. 통산 500개의 홈런을 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한국야구 100년사에서 당연히 처음 있는 기록. 400홈런 타자도 이승엽 외에는 아무도 없다. 메이저리그나 일본프로야구를 통틀어도 현역 선수 중 통산 500홈런을 기록 중인 선수는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639개)를 비롯해 4명밖에 없다. 은퇴 선수까지 포함한다면 136년 역사의 메이저리그에서는 25명, 76년 역사의 일본 프로야구에서는 8명만이 500홈런을 기록했다. 당분간 한국야구에서 500홈런을 때려낼 타자가 나타나기란 쉽지 않다. 또한 한국프로야구 최다홈런 기록인 양준혁(전 삼성)의 351홈런까지는 13개. 향후 14개의 홈런을 추가한다면 한국프로야구 최다홈런 기록자의 이름이 바뀐다.

○홈런=이승엽!

이승엽 응원가를 들어본 적 있는가? 특별한 가사는 없다. “이∼승∼엽∼홈런!”이 전부다. 삼성이라는 말도 없다. 이승엽은 1999년 국내 프로야구 최초로 50홈런을 돌파(54개)했다. 2003년에는 56홈런으로 아시아 프로야구리그 단일시즌 최다 홈런기록을 남겼다. 프로야구 최연소 100·150·200·250홈런 기록은 모두 이승엽의 손에서 작성됐다. 한·미·일 최연소 300홈런도 이승엽의 몫이었다. 그의 응원가처럼 홈런이 곧 이승엽이다.

한·일 개인통산 500홈런과 한국 프로야구 최다홈런 기록을 눈앞에 둔 이승엽. 그는 지난주에만 2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홈런생산에 가속도를 붙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정작 그는 “감이 좋지 않다. 운이 좋아서 홈런이 되고 있다”며 “나이가 들었기 때문에 30홈런 이상을 쳐서 홈런왕이 되겠다는 생각은 없다. 3할에 20홈런 100타점 정도를 올리는 ‘잘 치는 타자’가 목표다”고 자신을 낮췄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트위터 @stopwook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