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브르 ‘그리스의 신’ 들이 한국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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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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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브르박물관, 6년만에 한가람미술관서 두번째 전시회

프시케와 에로스. 지엔씨미디어 제공
프시케와 에로스. 지엔씨미디어 제공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과 서울 예술의전당이 공동 주최하는 ‘2012 루브르박물관전’이 ‘신화와 전설’을 주제로 5일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문을 열었다. 국내에서 루브르박물관전은 2006년 ‘풍경’을 주제로 한 전시회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 60만 명이 전시장을 찾았다.

세계 최대의 박물관인 파리의 루브르박물관을 찾은 여행객도 그 방대한 규모 때문에 특정한 주제에 맞춰 작품을 감상하기는 힘들다. 이 때문에 루브르의 해외 전시는 ‘주제가 있다는 점’을 미덕으로 꼽을 만하다. 앙리 루아레트 루브르박물관장은 “이번 전시를 위해 루브르박물관 역사상 이례적으로 회화 조각 고대유물 장식예술 등 4개 부분이 협력해 고대 그리스 신화와 관련된 110점의 작품을 엄선했다”고 밝혔다.

기원전 8세기경부터 문헌으로 기록되기 시작한 그리스 신화는 서양 예술의 원천일 뿐 아니라 서양의 문화를 이해하고 설명하는 중요한 도구이기도 하다. 오늘날에도 영화나 게임 등으로 끊임없이 재현되고 있는 이유다.

전시는 제우스가 거인족이 지배하던 세상에서 올림포스를 만드는 이야기로 시작해 △신들의 역할과 권력, △인간 못지않은 애욕에 사로잡힌 신들의 이야기, △신들의 장난스러운 선택으로 벌어졌던 비극적인 트로이 전쟁, △서양 세계에 끊임없이 영향을 미쳤던 신화 등의 순으로 구성했다.

처음 관객을 맞는 작품은 거인족과 신들 간의 전쟁 장면이 묘사돼 있는, 기원전 5세기에 만들어진 그리스 도자기다. 올림포스의 신들은 다양한 회화와 조각 작품 속에서 만날 수 있다. 특히 사랑의 신 ‘에로스’를 소재로 삼은 작품이 많다. 사랑과 동행하는 질투와 유혹, 분노, 증오와 같은 감정이 다양한 예술 작품의 소재가 되기 때문이다. 루브르박물관 측은 18세기 안토니오 카노바의 대리석 조각 ‘프시케와 에로스’를 이번 전시회의 대표 작품으로 손꼽았다. 에로스는 인간뿐만 아니라 신들도 자신의 화살로 굴복시켰다는 점 때문에 그를 정복자로 묘사한 회화 작품도 눈에 띈다.

이번 전시회의 대표 이미지로 쓰인 회화는 18, 19세기 프랑스 화가 프랑수아 제라르의 ‘다프니스와 클로에’. 2, 3세기경 활약했던 그리스 문호 롱고스가 쓴 연애소설을 묘사한 작품이다. 롱고스의 소설은 통속적인 남녀 간의 연애 심리를 섬세하게 그렸다.

그리스 신들은 사랑을 위해 납치도 주저하지 않았다. 왕비 레다를 유혹하기 위해 백조로 변신한 제우스, 태양신 아폴론을 피하기 위해 월계수로 변신한 요정 다프네, 헤라클레스의 부인을 납치하는 반인반마의 괴물 네소스 등을 그린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9월 30일까지. 성인 1만2000원. 02-325-1077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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