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응원에 DVD 강의까지…정해성이 전파하는 전남 희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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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8일 07시 00분


정해성 감독. 스포츠동아DB
정해성 감독. 스포츠동아DB
제2의 창단을 꿈꿨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전남 드래곤즈는 K리그 11라운드까지 2승(5무4패)에 그쳐 11위에 랭크돼 있다.

정해성 감독(사진)도 심적 부담이 크다. 홀로 머무는 광양 자택에 늦은 밤 귀가하면 마치 지붕이 내려오는 느낌이 들 때도 있단다. 사람이 그리워 항상 떠들썩한 클럽하우스에서 잠을 청하고 싶지만 제자들 눈치에 그러기도 어렵다. 소주잔을 기울이고 싶어도 주변이 신경 쓰인다. 홀로 드라이브를 하며 담배 한대 태우는 게 유일한 스트레스 해소법이다. 경기에 지는 날에는 스트레스가 더 심해진다. 그래도 그 뿐. 다음 날이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밝은 표정으로 훈련장으로 나선다.

잔소리도 하지 않고, 큰 소리도 내지 않는다. 어린 제자들의 기를 꺾고 싶지 않기 때문. 프로라면 스스로 깨우쳐야한다는 믿음이 있다. 대신 따스한 감성으로 다가섰다. 다양한 이모티콘을 활용한 문자와 카카오톡으로 격려 메시지를 전하고 훈련장에선 우렁차게 ‘파이팅’을 외친다.

요즘에는 간접학습으로 이미지 트레이닝을 시도하고 있다. 약 팀이 강호를 꺾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보여주고 본인이 느끼게끔 한다. 6일 울산 원정을 앞두곤 첼시(잉글랜드)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에서 한 수 위의 전력인 FC바르셀로나(스페인)를 꺾는 DVD를 보여줬다. 경기 전 최종 미팅 때는 ‘세상사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려있다’는 의미의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는 글귀를 전해주고 사기를 북돋았다. 누구도 지루해하지 않았다. 한 마음 한 뜻으로 최선을 다했다. 승승장구하던 울산을 상대로 85분을 잘 버티고 5분을 극복하지 못했을 뿐. 패했지만 그래도 희망을 노래하는 전남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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