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는 동물도 망친다… 사람처럼 폭식하고 단 음식 찾아

동아일보 입력 2012-04-13 03:00수정 2012-04-13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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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물들 학습태도-행태 놀랄 만큼 사람과 유사
블록 쌓기도 척척 해낼 정도로 지능이 높은 영장류 동물은 최근 영어 단어의 철자가 맞는지 틀렸는지까지 구분할 수 있다고 알려져 놀라움을 주고 있다.
술에 만취한 사람은 개에 비유되고, 건망증이 심한 사람은 새와 동급으로 취급되곤 한다. 그렇지만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동물들이 도리어 사람들과 비교당하는 것을 불쾌하게 생각할 것 같다.

연구자들이 발견한 동물의 학습 능력과 행태가 사람만큼이나 똑똑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 개코원숭이는 단어 구분할 줄 알아

프랑스 엑스마르세유대의 조너선 그레인저 교수팀은 13일자 ‘사이언스’에 영어 단어가 맞았는지 틀렸는지를 구분하는 개코원숭이에 관한 논문을 실었다. 글자를 배우는 것은 사람도 단시간에 성취하기 어려운데, 개코원숭이는 불과 한 달 반 만에 ‘맞는 단어’인지를 구분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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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개코원숭이 6마리에게 4개의 알파벳으로 된 글자들을 터치스크린으로 보여주고, 맞히면 보상으로 음식을 줬다. ‘KITE(연)’처럼 뜻이 있는 단어도 있고, ‘ZEVS’처럼 아무런 뜻이 없는 단어도 있다. 한 달 반 동안 실험을 한 결과 개코원숭이들은 81∼308개의 단어를 익혔다. 실제로 맞는 단어를 찾는 테스트에서도 정답률은 75%에 달했다. 그레인저 교수는 개코원숭이 사례를 통해 사람의 읽기 능력도 꽤 오래전에 출현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 침팬지 집단에 ‘경찰’ 조직 있다.

자신의 무리를 보호하려는 마음은 사람이나 동물이나 같다. 침팬지는 무리지어 이동할 때 암컷과 새끼들을 보호하기 위해 수컷들이 일종의 ‘방범대’를 조직한다. 어른 수컷 3, 4마리가 무리 앞에서 위험 요소를 살펴보고 나머지 수컷들은 무리 뒤에서 후방 안전을 책임지는 방식이다. 고릴라, 오랑우탄, 원숭이, 침팬지 같은 유인원은 이런 ‘경찰’ 조직을 갖고 있다. 역할은 치안 유지와 내부 감시. 무리를 돌아다니면서 구성원들 사이의 싸움을 말리고 나쁜 짓을 한 구성원을 쫓아내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경찰’ 조직이 없어진다면 어떻게 될까. 2008년 미국 샌타페이연구소 데이비드 크러카워 박사팀은 돼지꼬리원숭이 무리에서 ‘경찰’ 조직을 없애버리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불안감을 느끼는 구성원들이 일시적으로 개인행동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구성원들은 가족 위주로 뭉치더니 서로에게 적대감을 드러내고 불안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경찰’의 존재가 무리에 안정감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 스트레스 받는 동물들

미국 에머리대 여키스 국립영장류연구소의 마크 윌슨 박사팀은 평소에 섬유질이 풍부한 사료를 섭취해온 붉은털원숭이 암컷들에게 3주간 달고 기름기 많은 음식을 줬다. 연구진은 평소에 먹이를 충분히 섭취해 온 지배층과 늘 부족하게 먹이를 섭취한 피지배층 집단으로 나눴다. 그 결과 피지배층 원숭이는 달콤하고 기름기 많은 음식을 끊임없이 먹었다. 반면 지배계층 원숭이의 식사 형태는 큰 변화가 없었다. 낮 동안에만 식사를 했고, 고지방 음식은 일정량 이상 섭취하지 않았다.

또 짝짓기에 실패한 수컷 초파리는 술에 의지한다는 믿지 못할 결과도 있다. 지난달 16일자 ‘사이언스’에는 암컷에게 짝짓기를 거부당한 수컷은 자신의 몸무게보다 2배나 많은 알코올을 먹는다는 연구 결과가 실려 사람이나 곤충이나 실연을 술로 달랜다는 것이 밝혀졌다.

김윤미 동아사이언스 기자 ymkim@donga.com
#침팬지#개코원숭이#스트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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