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하면 뭘 해!” BMW·벤츠 가격 오히려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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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20일 14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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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EU 자유무역협정(FTA)으로 가장 큰 수혜자가 될 듯 보였던 수입차 업계에 때 아닌 긴장이 감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수입차 업체의 국내외 신차와 부품가격, 유통구조 등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한-EU FTA로 관세가 낮아졌지만 국내 수입차 가격 인하 효과는 미비하고 소비자들 사이에서 거품논란까지 일자 공정위가 나선 것. 지난해 7월 한-EU FTA 발효로 8%이던 수입관세가 5.6%로 떨어졌다.

20일 공정위와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이달 초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BMW코리아그룹,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한국토요타 등에 조사계획을 담은 공문을 발송하고 서면조사 결과를 토대로 딜러 등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공문에는 신차 가격 현황, 가격 결정 과정, 유통구조, 외국과 국내의 판매 가격차이 등에 대해 광범위하게 조사하겠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또한 고객 서비스 현황과 부품 가격의 적정성 및 일부 수입법인의 지배구조 남용행위, 판매가격 유지행위 여부도 조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앞서 2007년에도 수입차 업체가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고발을 접수해 조사를 진행했다. 당시 공정위는 BMW와 렉서스 차량을 판매하는 16개 딜러사들을 상대로 “가격 할인을 제한하는 등 담합 혐의가 있다”며 과징금 부과 처분을 내린바 있다.

국내 수입차 시장은 1987년 개방 이래 지난해 처음으로 10만대 넘는 연간 판매기록을 세웠다. 단일 브랜드 최초로 BMW코리아그룹은 2만대 이상 판매실적을 올렸으며, 메르세데스 벤츠 E300은 7000여대를 판매하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하지만 수입차 시장의 급성장과는 달리 소비자 대상 서비스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한-EU FTA 발효 이후에도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는 올해 초 편의장치 추가 등의 이유로 일부 모델의 판매가격을 평균 0.5% 인상했다. BMW코리아그룹도 지난해 12월 출시한 528i의 가격을 기존 6790만원 보다 약 0.7%오른 6840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수입차 부품이 국산이나 외국보다 과도하게 비싼 가격으로 유통되는 부분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평균 수입차 부품 가격은 국산차의 5배 이상으로 공임, 도장료 등이 턱없이 비싸 수리하거나 부품을 교체할 때 마다 막대한 소비자 부담이 발생한다.

공정위는 이번조사를 통해 차량과 부품의 가격 및 유통구조 뿐만 아니라, 수입차 업체들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딜러에 차별적 행위 및 경쟁 제한적 행위를 했는지 여부와 이에 따른 소비자 피해 등에 대한 조사도 함께할 계획이다.

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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