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새해 특집]흑룡 해, 분쟁 잦고 기념비 많이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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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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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의 임진년

뼈아픈 임진왜란 역사 속 임진년 가운데 우리에게 가장 강렬하고 뼈아픈 기억으로 남아있는 해는 임진왜란이 발발한 1592년이다. 이순신 장군 휘하의 조선 수군은 전쟁 기간에 여러 해전에서 혁혁한 승리를 거뒀지만 7년에 걸친 전쟁은 조선에 큰 상처를 남겼다. 명량해전을 재현한 행사. 동아일보DB
뼈아픈 임진왜란 역사 속 임진년 가운데 우리에게 가장 강렬하고 뼈아픈 기억으로 남아있는 해는 임진왜란이 발발한 1592년이다. 이순신 장군 휘하의 조선 수군은 전쟁 기간에 여러 해전에서 혁혁한 승리를 거뒀지만 7년에 걸친 전쟁은 조선에 큰 상처를 남겼다. 명량해전을 재현한 행사. 동아일보DB
하늘로 뻗어 오르는 용처럼 패기 넘치는 임진년(壬辰年) 새해가 밝았다. 올해에는 한국을 이끌 지도자를 뽑는 대통령선거가 있고 영국 런던 올림픽에서 우리 선수들의 혁혁한 성과도 기대된다.

역사 속 임진년에는 외국과의 전쟁이나 분쟁이 잦았다. 1232년 고려는 몽골의 침입에 대항하기 위해 당시 최고지도자였던 최우를 주축으로 수도를 개경에서 강화도로 옮겼다. 강화도는 조석 간만의 차가 크고 조류가 빨라 수전(水戰)에 서툰 몽골군에 맞서기에 좋을 뿐 아니라 개경과 가깝고 배로 물자를 실어 나르기에도 편했기 때문이다. 몽골군의 침입은 계속돼 우리나라 최초의 대장경인 초조대장경이 그해 불타 없어지는 비극을 겪었다. 초조대장경은 고려 현종 때 거란의 침입을 물리치기 위해 6000권 분량의 목판으로 새긴 것이지만 1232년 소실되면서 판목은 없어지고 인쇄본 2000권가량만 국내와 일본에 흩어져 남아 있다.

1592년은 왜군의 침략으로 임진왜란이 발발한 해다. 7년에 걸쳐 온 나라를 황폐화한 임진왜란은 우리 역사의 뼈아픈 상처로 남았다. 당시 이순신 함대가 이끈 사천포해전에서 거북선이 처음 사용됐다. 그해 벌어진 한산도대첩에서 조선 수군은 56척의 배로 학익진(鶴翼陣)을 날래게 구사하며 왜선 73척 가운데 59척을 격침하거나 나포하는 큰 승리를 거뒀다.

1712년에는 백두산에 조선과 청나라 사이의 경계를 표시하는 백두산정계비가 세워졌다. 조선과 청나라 민간인들의 분쟁이 잇따르자 ‘서쪽은 압록강으로, 동쪽은 토문(土門)강으로’ 국경을 획정한 경계비를 세운 것이다.

지난번 임진년이었던 1952년엔 독도 영유권을 놓고 일본과의 분쟁이 시작됐다. 그해 1월 18일 대한민국 정부는 ‘인접 해양의 주권에 관한 대통령 선언’(평화선 선언)을 발표하면서 독도를 평화선 안에 포함해 보호하기로 했다. 이에 일본 정부가 항의하며 독도에 대한 한국의 영유권을 부정하는 외교문서를 우리 정부에 보냈고 독도는 국제 분쟁지역이 됐다.

국제적으론 일본과 분쟁을 겪는 와중에 국내에선 6·25전쟁이 한창이었다. 전선에선 북한과 끊임없이 격전이 이뤄졌지만 임시 수도 부산을 중심으로 4월과 5월에 걸쳐 도의회 의원 선거와 시읍면의회 의원 선거가 실시됐다. 이어 8월 5일엔 제2대 대통령선거도 치러졌다.

화려한 경회루 1412년 중건된 경회루는 화려한 단청이 연못에 비치면 한층 더 곱고 아름답게 보인다. 1592년 임진왜란 때 불타 폐허로 남아있다 1867년 흥선대원군에 의해 재건됐다. 동아일보 DB
화려한 경회루 1412년 중건된 경회루는 화려한 단청이 연못에 비치면 한층 더 곱고 아름답게 보인다. 1592년 임진왜란 때 불타 폐허로 남아있다 1867년 흥선대원군에 의해 재건됐다. 동아일보 DB
그렇게 국가의 기틀을 조금씩 다져 나갔지만 5월엔 거제도 포로수용소에 수감된 포로들이 수용소 소장 미국 프랜시스 도트 준장을 납치해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면서 무력으로 대치하는 일이 벌어졌다. 12월엔 미국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한국을 찾아 이승만 대통령과 면담하고 종결 방안 등을 협의했다. 전쟁의 끝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역사 속 임진년에는 우리의 빛나는 역사와 문화를 내세우는 기념비들도 세워졌다. 632년 신라 수도 경주에서는 천문을 관측하기 위한 첨성대 축조가 시작됐다. 첨성대는 동양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천문대다.

1412년에는 조선의 경복궁 경회루가 연못 확장과 함께 대규모로 중건됐다. 이전까지 경회루는 작은 누각에 불과했다. 팔작지붕으로 된 경회루는 나라에 경사가 있거나 사신이 방문했을 때 연회를 베풀던 곳이다.

2012년 임진년에도 우리 역사와 문화의 소중함을 다시 일깨우는 행사가 연말에 이어진다. 2008년 방화로 잿더미가 됐던 국보 1호 숭례문의 복원공사가 12월 마무리된다. 또 한국의 발전사를 보여줄 종합박물관인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연말 서울 광화문광장 옛 문화체육관광부 청사 자리에서 개관한다.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 역사 속의 임진년


● 632년 신라 첨성대 축조 시작
● 1232년 고려의 강화도 천도, 몽골군의 침입으로 초조, 대장경 소실
● 1412년 조선의 경복궁 경회루 완성
● 1592년 임진왜란 발발
● 1712년 백두산정계비 세움
● 1952년 6·25전쟁 중, 일본과 독도 영유권 분쟁 시작
● 2012년 숭례문 복원공사 마무리 예정,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개관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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