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방재청 ‘복합재난 긴급점검’ 계획 발표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10일 03시 00분


코멘트

北 화생방 공격 방호설비… 서울 2곳에 내달 시범설치

북한의 화생방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수천 곳에 이르는 정부 지정 대피시설에 외부 공기 유입을 차단하는 화생방 방호설비가 설치된다. 현재 전국에는 11개 대피소만 화생방 방호시설을 갖추고 있어 화생방 공격을 받았을 때 큰 피해가 우려됐다. 소방방재청은 다음 달 중 서울시내 대피소 두 곳에 화생방 방호설비를 설치하는 것을 시작으로 2016년까지 이 사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9일 밝혔다.

방재청이 화생방 방호시설을 갖추기로 한 것은 북한이 화생방 무기를 5000t가량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데다 연평도 포격도발 이후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방재청은 경원대 산학협력단과 공동으로 지하철역, 지하주차장, 지하보도 등 일반 대피시설에 설치할 수 있는 화생방 방호설비를 개발해 놓은 상태다. 방재청은 7월 중 서울지하철 5호선 신금호역과 정릉 지하주차장 등 두 곳에 시범 설치할 계획이다. 내년부터는 지하철, 지하주차장 등 다중이 모이는 곳 중심으로 설비를 확대 설치하기로 했다.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원전사고로 방사능 누출 가능성이 높아지고, 지진 등 자연재해가 자주 발생하고 있는 것도 이번 방안이 나오게 된 또 다른 배경이 되고 있다. 방재청이 국가위기관리학회와 공동으로 이날 오후 정부중앙청사 국제회의장에서 개최한 ‘복합재난 긴급점검 세미나’에서도 최근에 발생한 재난은 과거와 달리 복합적인 형태를 띠기 때문에 체계적인 대비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이 나왔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한반도 대지진은 주기가 상대적으로 긴 것일뿐 언제든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대지진은 화산 활동을 강화시키기 때문에 백두산 폭발로 이어질 위험성이 큰 만큼 각종 방호시설을 확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원자력발전소 21기를 운영 중인 한국은 비교적 안전하게 관리하고 있으나 중국 일본 등 인접 국가의 원전 사고 발생 시 피해가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원재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방재환경부장은 “중국 동해안에 있는 원전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12시간 후 한반도에 방사능 물질이 유입될 수 있다”며 “방호시설과 함께 공중 탐사 시스템을 서둘러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원철 한국재난관리표준학회장은 이날 세미나에서 “연평도 포격도발 때 재난 관리 정부부처인 행정안전부, 방재청이 국방부와 어느 정도로 협력해 대응했는지 의문”이라며 “갈수록 커지는 복합 재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통합적으로 대응하는 정부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박연수 방재청장도 “기존 재난을 분석해 재발을 막는 종합적인 위기관리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