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연금’ 파문]‘유령환자’도 판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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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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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車사고 부상자 58% 입원, 日의 9배… ‘보험금 먹는 하마’

우리나라에서 자동차 사고로 부상을 입은 사람이 병원에 입원하는 비율이 일본의 9배를 넘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부상자 가운데는 가벼운 상해(傷害)를 입은 사람이 많아, 보험금을 받아낼 목적으로 입원 절차만 밟고 병실에 머물지 않는 속칭 ‘나이롱환자’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20일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2009년(이하 회계연도 기준) 보험사의 보험금으로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은 부상자 124만9791명 가운데 병원에 입원한 경험이 있는 사람의 비율은 58.5%에 달했다. 부상자의 입원 비율은 2005년 70.8%, 2006년 68.0%, 2007년 63.5%, 2008년 60.6%, 2009년 58.5%로 감소세에 있다. 하지만 일본의 자동차 사고 부상자 입원율은 2008년 기준으로 6.4%에 불과하다. 한국이 일본의 9배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일본도 한때 입원율이 높았지만 정부와 의료기관, 소비자들이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개선에 나서면서 이 비율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부상자 가운데 상해 1, 2도의 가벼운 수준은 2009년 전체의 97%인 121만5347명에 이르렀다. 부상의 수준은 생명이 위험한 정도에 따라 경미(1도) 경도(2도) 중증도(3도) 고도(4도) 극도(5도) 등 5등급으로 나뉜다. 부상 유형별로는 타박상이나 삔 정도의 ‘좌상 및 염좌’가 전체의 83.7%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반면 ‘골절 및 탈구’는 3.0%, 찢어진 정도의 ‘창상’은 0.1%, 기타가 13.2%였다.

또 입원하는 병원은 소형 의료기관의 비율이 높았다.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은 각각 47.7%, 55.6%인 반면 비교적 작은 규모의 병원과 의원은 각각 61.4%, 58.3%였다. 1인당 평균 진료비는 70만2000원으로 전년보다 4.4% 줄었다. 지역별로는 광주가 85만3000원으로 가장 높았고 울산이 58만3000원으로 가장 낮았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의료당국은 입원 기준을 뚜렷이 마련하고 보험사는 피해자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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