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軍의 존재 이유부터 가르쳐야 할 사회

동아일보 입력 2010-07-26 03:00수정 2010-07-26 03:00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현직 고교 교사인 장희민 EBS 수능 강사는 EBS가 24일 인터넷에 올린 동영상 강의에서 “남자들 군대 가서 뭐 배우고 와요. 죽이는 것 배워 오죠. 여자들이 그렇게 힘들게 낳아 놓으면 죽이는 것 배워 오잖아요. 처음부터 그거 안 배웠으면 세상은 평화로워요”라고 말했다. 국어 전공인 30대 후반의 교사가 군(軍)에 대해 갖고 있는 인식이 참으로 놀랍다. 공개 방송강의에서 군을 ‘사람 죽이는 기술을 가르치는 곳’으로 매도해 군필자(軍畢者)와 현역 군인의 자존심에 상처를 낼 정도라면 학교에서는 어떻게 가르쳤을지 짐작할 만하다.

군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국토를 방위하기 위해 존재한다. 군이 나라를 지켜주지 못해 외부의 침략을 당한다면 개인도 가정도 사회도 국가도 온전하게 유지될 수 없다. 끊임없이 외침에 시달린 우리 역사만 봐도 깨달을 수 있는 사실이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6·25전쟁 이후 반세기가 넘도록 대남(對南) 적화통일 야욕을 포기하지 않은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분단국가다. 북한 정권은 주민이 굶어죽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핵무기를 비롯한 무력 증강에 매달리며 천안함 폭침(爆沈)도 주저하지 않는 예측 불허 집단이다. 통일이 되더라도 우리는 막강한 군사력을 가진 중국 일본 러시아 등 강대국에 둘러싸여 있다.

다음 달이면 한일 강제병합 100년을 맞는다. 한 세기 전 우리는 군사력 부족으로 일본에 36년 동안 국권을 빼앗기는 치욕을 겪었다. 6·25 때는 북의 남침으로 바람 앞의 등불과도 같은 신세였다가 유엔군의 도움으로 국토를 보존할 수 있었다. 군의 존재를 부인하고도 생존할 수 있었던 국가는 인류 역사상 없다. 전쟁이 나서 침략을 당하면 비전투 인원인 여성과 어린이도 안전하지 않다.

주요기사
장 씨가 지난 30여 년 동안 정상적인 교육을 받고 교사로 일할 수 있는 것도 군이 나라를 지켜주었기에 가능했다. 그는 한때 전교조 소속 교사였다고 한다. 이런 교사들한테서 배우는 우리 아이들이 국방의 의무를 이행할 때가 되면 대한민국의 군과 안보가 어떻게 될지 심히 걱정스럽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현직 때 “군복무는 썩는 것”이라고 말해 대통령 자질을 의심받았다. 병역 의무를 다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존경하는 문화가 정착돼야 국가안보가 튼튼해진다. 입으로만 ‘평화 사랑’ 운운하며 군대와 군인을 모욕하는 위선(僞善)의 언행으로 어린 세대의 정신을 물들이는 상황이 걱정스럽다.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