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정숙]성폭력 막을 위치추적 법안, 국회서 빨리 통과되길

동아일보 입력 2010-07-17 03:00수정 2010-07-1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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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2월에 발생한 서울 용산 어린이 성폭력 살해사건, 2007년 12월 경기 안양에서 일어난 두 명의 여자 어린이 성폭력 살해사건에 이어 조두순 김수철 사건 등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아동성폭력 사건이 우리를 몸서리치게 만든다. 성폭력과 살인사건의 피해를 당하는 여성과 아동은 계속 증가하는데 시민의 분노는 시간이 지나면 가라앉곤 한다. 관계당국 역시 새로운 대책을 모색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기는 하지만 사후약방문격이 되곤 한다.

갈수록 흉포해지는 범죄사건의 피해자를 보호하는 조치가 미비하다.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정보기술(IT)을 활용해 끔찍한 범죄를 예방할 방법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여성이나 어린이가 갖고 다니는 휴대전화에 구조요청을 손쉽게 할 기능이 탑재된다면 끔찍한 결과를 막을 수 있지 않을까. 현행법에 의하면 행방불명이나 납치, 유괴 등의 상황에서 신고를 받은 경찰이 사고발생 지역을 알아내려면 위치정보 조회 권한이 없어 소방방재청에 요청해야 한다. 위급한 피해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없고 직계 가족이 직접 나서야 하니 시간이 지연되어 범죄피해를 오히려 키울 수 있다.

어느 통신회가 주부를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전화기에 비상벨 기능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한다. 전국성폭력상담소·피해자보호시설을 포함한 40개 시민 단체가 2008년부터 촉구했던 ‘위치 정보 보호 및 이용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국회에서 여전히 잠자고 있다.

17대 국회부터 제안했고 법사위에 계류 중인 위 법안은 사전 동의를 얻은 제3자가 고유접수번호를 부여받아 긴급 구조요청을 하면 경찰관서에서 위치정보사업자에게 개인 위치정보의 제공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위급한 상황에서 112에 피해자가 신고한 이후에도 경찰이 위치를 파악하느라 시간을 끌다가 위해를 당하는 일을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개정안이 빨리 통과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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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숙 경기 평택 성폭력상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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