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가 말하는 ‘내 책은…’]애플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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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1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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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원 지음, 더난출판사, 288쪽, 1만3000원
김대원 지음, 더난출판사, 288쪽, 1만3000원
올봄 벚꽃을 만끽한 시간은 짧았다. 이 시간이 짧게 느껴지는 게 봄을 시샘한 겨울이 길어서인지, 아니면 각종 사건사고들이 우리 주변을 에워싸 벚꽃을 생각할 겨를이 없어서인지 그 원인은 모르겠다. 벚꽃의 얼굴을 본 시간 못지않게 짧은 기간에 한반도를 뒤흔들어놓은 게 있다. 바로 아이폰이다. 아이폰은 단 이틀 예약판매로 당시 국내 최고의 휴대전화인 옴니아2를 넘어섰다.

아이폰 상륙 전후로 한국의 휴대전화뿐만 아니라 IT산업 나아가 한국 경제 구도는 180도 바뀐다. 아이폰 등장 후 삼성전자는 휴대전화 시장에서 이전과 같은 위상을 누리지 못하게 된다. 아이폰 상륙 무렵 여타 한국 소비자와 마찬가지로 필자의 휴대전화 선택 기준은 ‘값’이었다. 당시 필자의 휴대전화는 2년 약정을 걸고 얻은 ‘공짜폰’이었다. 기기 값으로 돈 한 푼 내지 않았지만, 액정 화면의 질도 뛰어났고 영상통화도 되는 최신 폰이었다.

필자의 인식 속에 최신 액정화면과 최고의 화소를 자랑하는 카메라를 장착한 삼성전자의 애니콜, LG전자의 싸이언은 세계 속에서도 통하는 최고의 휴대전화로 자리 잡고 있었다.

이런 필자에게 비싸고 더구나 영상통화도 안 되는 ‘구닥다리’ 휴대전화가 한국을 휘젓는 형국은 납득되지 않았다. 더구나 아이폰에게 한 방 먹은 대상은 한국 최고의 기업인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는 노키아, 모토롤라 등 굴지의 글로벌 휴대전화 업체들도 한국에서는 맥을 못 추게 해서 한국 시장을 ‘외산폰의 무덤’으로 만든 장본인이었다.

그런 삼성전자가 외산폰인 아이폰에 무너지다니? 더구나 아이폰은 이건희 회장의 복귀까지 앞당겼다는 평가까지 받을 정도로 삼성을 흔들어놨다. 삼성뿐이던가? 아이폰을 통해 전달된 애플쇼크에 한국 전체가 휘청거렸다.

애플쇼크에 흔들린 IT강국은 “어서 빨리 아이폰과 애플을 잡아야 한다”며 대책 마련에 급급했다. 한국호(號)의 수장인 정부가 ‘한국의 스티브 잡스를 키워낸다’며 조 단위의 사업 계획을 발표한 게 아이폰 상륙 후 채 100일도 안된 때였다. 리더들은 “이제 모바일이다”고 쓰인 깃발을 들고 자신들을 따르라며 소리친다. 한국 사회에는 “애플과 스티브 잡스를 배워야 한다”는 구호가 난무한다. 이를 보는 평범한 한국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공통적으로 하나의 의문점이 생긴다.

“어디서부터 꼬였기에 IT강국인 한국이 한방에 녹다운(knock down) 됐을까?”

애플이 왜 한국에 쇼크로 다가왔는지 그 원인을 궁금해 하는 평범한 한국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휴대전화 제조사와 SK텔레콤과 KT 등 통신사 그리고 정부는 그동안 무엇을 했기에 애플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지에 대해 궁금해 하는 이들에게 이 책은 속 시원한 답변을 줄 것이다.

김대원 매일경제신문 기자
<신동아 2010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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