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부터 수비까지 베스트멤버 전원이 고른 체력을 지니고 있었다. 모두가 자신의 포지션에 국한되지 않고 한 걸음씩 더 뛰며 상대보다 우위를 점했다. 골키퍼 등 일부 포지션을 제외하면 베스트로 기용됐던 대부분 선수들이 ‘두 개의 심장’이란 닉네임으로 불리는 박지성(맨유) 못지않은 체력 수준을 지니고 있었다는 게 대표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허정무 감독도 남아공 입성을 앞두고 오스트리아 노이슈티프트에서 가진 전지훈련 당시 “우리 선수들의 체력은 어디에 내놔도 뒤지지 않는다”고 단언했고, 이는 사실이었다.
□ 기동력의 결실
그리스전 7.774km vs 7.544km
아르헨전 7.930km vs 6.939km
나이지전
7.680km vs 7.093km
우루과이전 8.336km vs 7.613km
한국 특유의 기동력은 월드컵 무대에서 빛을 발했다.
무조건 승점 3점을 확보해야 할 그리스와 조별리그 1차전. 한국 선수들은 평균 7.774km를 뛰며 상대(7.544km)를 압도했다. 1-4로 패한 아르헨티나와 2차전. 비록 스코어에선 졌으나 기동력에서는 7.930km를 뛴 우리가 마라도나호의 6.939km를 앞질렀다.
나이지리아와 최종전 때도 7.680km로 7.093km의 상대를 압도했고, 우루과이와 16강전 때는 8.336km를 뛰며 7.613km의 상대와 큰 대조를 이뤘다.
□ 돌파력 재발견
박지성 시속 30.02km·이청용 29km 놀라운 스피드 … 빠른 공수 전개 가능
평균 속도도 대단했다. 빠른 공수 전개가 이뤄질 수 있었던 이유다.
박지성은 나이지리아전에서 시속 30.02km의 돌파력을 선보여 허 감독이 원했던 ‘콤팩트+토털’ 축구를 완성시키는데 일조했다. 이청용 또한 나이지리아전에서 평균시속 29km 이상의 스피드로 주파해 놀라움을 더 했다.
모든 게 4강 신화를 쓴 2002한일월드컵과 닮은꼴이었다. □ 닷새주기 훈련법 통했다
1일차 체력 훈련→2·3일차 전술 훈련→4일차 경기 전 마무리→5일차 본 경기
최상의 체력은 월드컵호가 파주NFC에 소집됐을 때부터 피지컬 트레이너 레이몬드 베르하이옌이 직접 짠 훈련 프로그램에 따라 체계적으로 완성도를 더해갔다.
과학적인 근거에 따라 경기 일을 기준으로 닷새 주기 훈련법(1일차 강도 높은 체력훈련-2, 3일차 전술훈련-4일차 경기 전날 마무리 훈련-5일차 본 경기)을 실시, 결전에 맞춰 최상의 몸 상태가 되도록 했다.
“선수들의 컨디션이 너무 좋아 걱정이었다”고 털어 놓은 코칭스태프의 한 마디는 강호들과 만나도 주눅 들지 않는 ‘강한 한국’을 예감하고, 확인하기에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