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범의 월드컵 포커스] 무조건 전진압박…짧은 패스를 끊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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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22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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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범. [스포츠동아 DB]
김학범. [스포츠동아 DB]
나이지리아 전력 집중해부

운명의 한 경기가 남아있다.

여러 가지 ‘경우의 수’가 쏟아지지만 지름길은 한국이 무조건 나이지리아를 꺾고 승점 3을 확보하는 것이다. 김학범 스포츠동아 해설위원(전 성남 일화 감독) 역시 “비긴다는 생각을 버리고 초반부터 강하게 몰아치라”고 주문했다. 김 위원이 나이지리아 전력을 집중 분석했다.

● 나이지리아는 오직 공격 본능

나이지리아는 1차전 아르헨티나를 맞아 4-3-3 포메이션으로 시작했고, 2차전 그리스와 대결에서는 전형적인 4-4-2 시스템을 구축했다.

하지만 포메이션에 크게 얽매이지 말자. 어디까지나 상대에 따른 벤치의 선택일 뿐. 다만 나이지리아 축구의 특성을 짧게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공격 본능’을 꼽고 싶다. 그들은 공격에 치우친다.

디펜스의 경우, (라예르베크) 감독이 “넌 수비수야”라고 일일이 지정해주지 않으면 서로 미루는 분위기다. 전체가 볼을 빼앗겼을 때 압박하고 상대를 에워싸는 모습도 잘 보이지 않는다. 선수들 모두 워낙 개인주의 성향이 짙은 탓에 그런 게 아닌가 싶다. 아프리카 축구에서 다이내믹한 플레이가 잘 보이지 않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측면이든, 중앙이든 딱히 짜여진 루트도 존재하지 않는다. 여기에도 긍정이 아닌 부정적인 의미가 보다 많이 섞여있다.

일정한 공격 패턴이 없다는 것은 상대가 수비하기에 어려움을 겪게 될 수 있다는 상황도 전제할 수 있지만 나이지리아는 선수들 서로 간에 호흡이 잘 맞지 않아 고집스러울 정도로 개인기 돌파를 시도하는 장면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책임을 서로 전가한다고나 할까?

물론 볼을 상대에 내줬을 때 수비 가담도 워낙 느려 쉽게 공간을 내주곤 한다. 촘촘해 보이지 않고 뭔가 헐거워 보이는 팀이다.

● 패스 좋은 미드필더 부재

나이지리아의 고민은 패스가 좋은 미드필더의 부재라고 하겠다.

아르헨티나전을 앞두고 우리는 리오넬 메시를 주목했고, 여기에 수비 초점을 맞췄다. 그리스전은 사마라스와 게카스를 걱정했다. 이들을 어떻게 봉쇄하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린 것도 사실이었다.

헌데, 나이지리아에는 메시, 사마라스처럼 ‘키 플레이어’로 꼽을 만한 선수가 조금 부족해 보인다. 나이지리아 중원을 이끌 것으로 보였던 존 오비 미켈이 부상으로 대회 불참을 선언한 게 다른 국가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하지만 만만히 얕잡아볼 수는 없다. 매서운 부분이 꽤 여럿이다.

나이지리아는 긴 패스가 아닌, 짧은 패스 위주로 경기를 풀어간다. 일단 볼을 잡는 순간부터 움직인다. 킬링 패스는 없지만 볼을 갖고 움직이는 천부적인 감각과 탄력은 우리가 따라갈 수 없는 부분이다.

개인기에 파워까지 두루 가미한 아르헨티나와는 조금 다른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겠다. 최전방을 맡을 야쿠부와 오뎀윙기에의 움직임이 만만치 않다. 통통 튄다고나 할까?

아프리카 특유의 템포와 리듬을 두루 갖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역으로 말하면 사전에 예측할 수 없는 플레이가 나올 가능성도 늘 염두에 둬야 한다.

슛도 매우 위협적이다. 짧게 끊어먹기 보다는 ‘통렬하다’는 표현이 맞다. 일단 찬스가 오면 주저하지 않고 때리고 본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절묘하게 감아 차는 킥의 날카로움도 경계 대상이다.

● 전진 압박하라

무엇보다 우리부터 맞는 옷을 입어야 한다. 다행히 허 감독은 4-4-2 포메이션을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당연한 선택이었지만 아르헨티나전에서 가동된 4-2-3-1 형태는 조금 맞지 않는 듯 했다.

자, 상대가 볼을 잡고 우릴 향해 올라오기 시작한다. 해법은 하나다. 전진 압박이다. 짧은 패스를 끊어놓기에 적절한 전략이다. 카메룬전을 승리한 일본이 그랬다.

볼이 투입되는 시점에 맞춰 ‘볼 지역’을 철저히 에워싸라. 철저히 지역을 분담해 균등하게 임무를 맡도록 하자. 볼이 있는 지역만 압박해줘도 쉽게 누를 수 있다. 나이지리아는 앞 선에서 볼을 갖고 있을 때 강해 보이지만 오디아-시투-요보가 이끄는 수비진은 2대1 패스 후 이동하거나 뒷 공간을 향해 돌아 들어가는 플레이에 허점을 자주 드러냈다.

나이지리아의 왼쪽 측면 밸런스가 무너진 것도 고무적이다. 주전 왼쪽 풀백 타이워가 부상당했고, 대체 멤버 역시 부상으로 제 컨디션이 아니다.

누구든 그 위치를 메우겠지만 자신의 포지션이 아닌 이상, 완벽하게 역할 대행을 하기에는 무리다.

우리는 오른쪽 측면을 주요 침투 루트로 삼도록 하자. 이청용과 차두리가 돌파하다보면 공간이 열린다. 물론, 나오지 않고 자신의 공간을 지키는 상대 수비수의 특성을 고려하면 반대쪽 공백이 발생할 수도 있으니 가급적 다양한 루트를 확보하도록 하자.

마지막으로 심리적인 부분이다. 아프리카는 포기할 때는 과감하다. 나이지리아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여길 집중 공략하자. 승리가 필요하니 강하게 나올테지만 초반 골을 넣지 못하면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가나는 호주전에서 상대 한 명이 퇴장당해 수적 우위를 점했음에도 이를 효율적으로 이용하지 못했다. 심리적으로 다급한 상대를 최대한 활용하도록 하자.

정리|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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