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윤구현]간염환자의 간암 진행 차단, 건보서 지원해야

동아일보 입력 2010-06-17 03:00수정 2010-06-17 0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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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장기, 술, 헛개나무, 지방간…. 간 질환 또는 간암 하면 떠오르는 내용을 질문했을 때 가장 많이 나오는 답변이다. 만성 간염을 떠올리는 사람은 많지 않다. 만성 간염과 간경변 그리고 간암은 악순환의 굴레 속에 연결된 질환이다. 상당수의 간 질환이 간암으로 발전해 생명을 앗아간다.

간 질환은 만성 간염에서 비롯된다. 국내에서는 B형간염이 많이 발생하는데 현재 성인 남성 5∼6%가 B형 간염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B형간염 백신접종이 일반화되면서 발병률이 크게 줄었지만 30대 이상 성인에서는 여전히 5%가 넘는다. 만성 B형간염 환자 중 절반이 간경변으로 발전한다. 만성 B형간염에서 간경변을 거치지 않고 바로 간암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다. 전체 간암 환자의 약 80%가 만성 B형간염 환자로 만성 B형간염이 간암의 가장 중요한 원인임을 보여준다.

간 질환의 굴레를 벗어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자신이 만성 간염 환자임을 인지하고 적어도 6개월마다 검진을 받아 병의 진행상태를 정확히 확인해야 하며, 효과적인 항바이러스 치료를 받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적절치 않은 건강보험 급여 제도가 많은 환자의 치료에 걸림돌로 작용한다. 아무리 치료 의지가 강한 환자라 하더라도 현행 보험급여 때문에 치료하는 데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결국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간암에 시달린다.

간 질환과 관련한 보험제도의 문제 중 하나는 항바이러스 치료에 적절치 못한 기준을 적용한다는 점이다. 현행 기준에 따르면 간효소 수치(ALT 혹은 AST)가 80 이하(정상 40 내외)인 환자는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통상 간의 염증수치를 일컫는 ALT는 정상인의 경우 40 내외지만 염증이 생기는 간 질환 환자는 80을 크게 웃돌아 수백, 많게는 수천에 이른다. 정작 치료가 절실한 환자는 간수치가 80을 넘지 못해서 문제다. 또 다른 문제점은 유일한 간암 치료제(말기간암 치료제)에 보험이 전혀 적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전체 암 중에서 발병률은 4위이지만 사망률은 전체 2위인 간암은 젊은 나이에 사망하는 경우가 많아 사회적 손실 비용이 가장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기간암 치료제는 보험급여에서 제외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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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 혜택을 늘리기에는 재정이 부족하다고 정부는 얘기한다. 그러나 간암으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이 연간 2조5000억 원임을 생각하면 만성 간염을 치료하여 간암을 예방할 수 있는 항바이러스 치료비용은 턱없이 적은 비용이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어떤 선택이 더 효과적일지는 자명하다.

윤구현 간사랑동우회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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