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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집채보다 큰 타워크레인, 인터넷 통해 수출했다고?

입력 2010-04-28 03:00업데이트 2021-04-27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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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무역장터 활용 성공스토리 쓰는 중소기업 3社
《전 세계가 인터넷으로 연결돼 있는 2010년이지만 아직까지 기계류 등 ‘무거운 제품’의 경우 국경을 뛰어넘는 인터넷 거래는 다소 생소한 게 사실이다. 그런데 글로벌 기업 간 거래(B2B) 사이트나 검색 사이트를 활용해 기적과 같은 수출 성과를 거둔 기업이 있다. 이들의 거래물품은 의류, 생활용품 등 소비재를 넘어 타워크레인 같은 중장비로까지 확장되는 추세다. 그간 경제적 부담 때문에 해외출장이나 해외박람회 참가에 한계가 있었던 중소기업들이 참고할 만하다.》
KNF중공업
B2B사이트 부지런히 방문…加회사와 거래 깜짝 성사

수성밸브공업
구글에 광고후 문의 쇄도…수출 8배로 괄목할 성장

광주인탑스
무역협회 검색 서비스 통해 바이어 물색→납품 계약

○ 자금난으로 해외출장 엄두 못내


경남 창녕군 계성면에 위치한 타워크레인 제조업체 ‘KNF중공업’은 지난해 중국의 온라인 B2B사이트 ‘알리바바닷컴(alibaba.com)’을 통해 캐나다 기업에 16t급 타워크레인을 팔았다. 해당 제품의 가격은 40만 달러(약 4억4000만 원). 이 회사로선 첫 온라인 수출이자, 경기 침체가 계속됐던 지난해의 유일한 수출 실적이었다.

KNF중공업이 인터넷 수출에 관심을 갖게 된 건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부터다. 이 회사 박기정 과장은 “금융위기로 기존 중동 거래처가 끊기면서 어떻게든 하나라도 더 팔아야 했다”며 “그러나 자금난으로 해외 출장은 어려웠고, 결국 대안으로 찾은 게 인터넷 수출이었다”고 설명했다.

박 과장은 알리바바닷컴을 주목했다. 알리바바닷컴은 240개국 4700만 개 업체가 가입한 세계 최대의 전자상거래 사이트. KNF중공업이 원하는 거래처는 중동, 미주에 몰려 있었지만, 최근 세계가 주목하는 시장이 중국인 만큼 여기에 들어가면 다른 지역 바이어들과도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는 사이트 가입 후 사업자등록증, 세금납부증명서 등을 제출하고 ‘신뢰도 있는(유령회사가 아닌)’ 업체로 인증을 받았다. 인증을 위해서는 2999달러(약 330만 원)의 연회비도 내야 했는데, 최근에는 기업들의 온라인 무역을 지원하는 지방자치단체가 많아 이 중 80만 원만 자체 부담했다.

“사이트에 가입하고 인증을 받았다고 해서 바이어들이 저절로 찾아오진 않더군요. 해외 현장을 뛰는 것과 똑같이 부지런히 사이트를 돌아다녀야 합니다. 전화나 e메일로 먼저 적극적으로 연락도 하고요.”

박 과장은 “제품이나 상대의 얼굴을 직접 볼 수 없는 인터넷 거래 특성상 신뢰를 쌓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실제 그는 캐나다 바이어에게 신뢰를 심어주기 위해 한 달 넘게 매일 오전 1시까지 기다렸다 현지 아침 시간에 맞춰 전화하는 ‘공’을 들였다고 했다. 결국 캐나다 바이어들이 직접 한국을 찾았고, 거래는 성사됐다.

○ 온라인 마케팅 활용했더니…

각종 밸브 관련 제품을 제작·유통하는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의 중소기업 ‘수성밸브공업’. 이 회사는 지난해 80만 달러의 수출 실적을 올렸다. 2008년 수출실적이 채 10만 달러가 되지 않았던 것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이 회사 김신대 이사는 이 같은 성장의 핵심으로 ‘온라인 광고’를 꼽았다. 2008년 여름 우연히 한국무역협회의 온라인 수출 설명회에 참석했다가 구글 광고 프로그램을 알게 됐다는 것. “처음엔 그게 뭔지도 몰랐죠. 그런데 이걸 하면 세계에 제품을 홍보할 수 있다고 합디다. 어차피 해외 박람회 찾아다니는 거보다는 쌀 테니 속는 셈 치고 한번 해보자는 심산이었죠.”

큰돈 드는 해외출장 대신 ‘마우스 출장’ 확산

그는 국내의 구글 해외광고를 전담 대행한다는 ‘EC21(globalsem.co.kr)’사에 연락을 했다. EC21은 전화상담이나 기업 방문을 통해 온라인 마케팅 컨설팅을 해준다. 컨설팅까지는 무료다. EC21 측은 수성밸브공업에 제일 먼저 ‘해외 바이어들이 들어와서 볼 수 있는 영문 홈페이지를 만들 것’을 주문했다. 이어 수성밸브공업을 해외 구글 화면에 노출시켜 줄 가장 효과적인 키워드와 이에 투자할 월평균 광고비 등에 대해 조언을 해줬다. 이에 따라 수성밸브공업은 난생처음 영문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2008년 9월부터 월 100만 원 한도 내에서 구글의 키워드 검색과 연동되는 해외 광고도 시작했다. 구글 광고는 사이트 노출 지역에 따라 영어, 일본어, 중국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등 다양한 현지어 서비스도 제공한다.

김 이사는 “광고 후 3개월쯤 지나자 우리 제품에 관심을 보이는 해외 바이어들이 많아졌다”며 “전에는 한 달에 한 건 있을까 말까 했던 문의가 요새는 하루에도 최소 5건 정도는 들어온다”고 전했다. 그는 “문의 100건 중 한 건꼴로만 실제 거래로 연결돼도 중소기업에는 큰 오더(주문)가 된다”고 설명했다.

○ 바이어 신용까지 온라인으로 검색

광주의 중소제조업체인 ‘광주인탑스’는 한국무역협회가 운영하는 ‘트레이드코리아닷컴(tradekorea.com)’ 서비스를 통해 수출에 덕을 본 경우다.

광주인탑스는 2007년부터 신성장 사업으로 발광다이오드(LED)를 선택해 관련 부품과 조명제품을 제조해왔다. 그러나 수출은 쉽지 않았다. 중국의 저가 제품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거래처 뚫기가 쉽지 않았던 것.

광주인탑스는 무협의 문을 두드렸다. 무협은 트레이드코리아닷컴을 통해 수출을 원하는 국내 기업들에 해외 바이어를 검색해 알려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검색은 지역별, 산업군별로 가능하다. 관심 가는 해외 기업은 신용도까지 알아봐준다. 무협 마케팅전략실 김인근 과장은 “이는 무협 회원사엔 공짜”라며 “해외 바이어 검색뿐 아니라 거래 추진 과정에서의 협상, 계약, 신용장 작성, 선적 등도 지원한다”고 말했다. 해외 바이어 방문 시에는 통역·번역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덕분에 광주인탑스는 지난해 4월 싱가포르의 기업과 3만 달러 규모의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미주 및 호주 기업과도 협상을 진행 중이다. 광주인탑스 관계자는 “액수가 크진 않지만 첫 온라인 수출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자신감을 얻었다”며 “앞으로 온라인 수출 비중을 50%까지 늘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근 무협은 중소기업의 온라인 수출 지원을 위해 e비즈니스 지원단을 만들고 인도 최대 B2B 사이트 ‘트레이드 인디아’와 업무 제휴를 맺었다. 무협 관계자는 “인터넷을 수출에 활용하는 중소기업이 늘어나면 우리나라 전체 수출도 더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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