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내정자 “물가냐 성장이냐 선택은 대통령 몫”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17일 03시 00분


코멘트

“출구전략 순차적으로 해야”

김중수 한은 신임 총재 내정자는 16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표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출구전략은 나라마다 다르고 순차적인 정책을 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은과 대통령 관계는 어떠해야 하나.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을 지낸 것이 한은 총재로서 마이너스냐 플러스냐고 묻는 것은 잘 모르고 하는 얘기다. 대통령은 한 나라가 나갈 큰 틀을 정한다. 이 틀 안에서 정부와 한국은행이 경쟁하는 것이다. 물가를 훼손하더라도 경제성장을 추구하라고 요구하는 대통령은 없다. 대통령은 물가도 낮추고 성장도 높이려 한다. 대개 한은은 물가 안정에 초점을 맞추고 기획재정부는 성장에 초점을 맞춘다. 선택은 대통령이 하는 것이다. 어떨 때는 한은이 이기고 어떨 때는 재정부가 이긴다.”

―중앙은행 총재가 되면 가장 하고 싶은 것은….

“한은의 권위를 높이고 싶다. 권위는 능력에서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는 톱클래스 경제학 박사 200명이 근무한다. 한은 연구 인력의 대대적 확대가 필요하다.”

―경제위기가 끝나지 않았다. 어떤 정책이 필요한가.

“위기에 대응할 때는 통화 재정 금융정책이 함께 이뤄졌다. 그러나 출구전략은 나라마다 다르고 순차적인 정책을 펼 수밖에 없다. 우선 지급보증 등 비전통적인 방식으로 이뤄진 위기대응의 결과를 정상적으로 돌리는 것이 필요하다.”

―금리 결정 시 고려해야 할 요소는 무엇인가.

“개방경제(open economy)라는 것을 잘 이해해야 한다. 재화시장, 화폐시장, 노동시장이 있고 여기에 외환시장이 개입한다. 환율을 얘기하는데 금리를 얘기하지 않고 금리를 얘기하는데 임금을 얘기하지 않는 사람과는 말하기 어렵다. 싱가포르 노조위원장을 만난 적이 있는데 싱가포르달러의 화폐가치가 1% 올라간다면 임금은 1% 안 받아도 된다고 말하는 것을 봤다. 우리나라 노조는 노동시장 하나만 갖고 얘기한다. 우리 경제도 반 정도는 열려 있다. 이래서는 안 된다.”

파리=송평인 특파원 pis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