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익규 노동당 영화부장도 경질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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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계구도 선전 핵심 인물
日언론 “박남기와 함께 해임”

박남기 북한 노동당 계획재정부장(73)이 전격 해임된 데 이어 일부 외신이 최익규 노동당 영화부장(76)도 경질됐다고 보도해 두 인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 부장은 1970년대 이후 노동당과 내각 등을 오가며 경제총괄 업무를 맡아온 계획·예산 전문가다. 중앙에서만 30년을 근무했고 노동당 비서와 국가계획위원장을 각각 두 차례나 지냈다. 2002년 10월 말에는 북한 경제시찰단장으로 남한을 방문하기도 했다.

박 부장은 국가계획위원장 시절인 2000년대 초 김히택 노동당 경제정책검열부 제1부부장과 함께 2002년 단행된 7·1경제관리개선조치의 세부 시행계획 입안에 참여하며 제한적인 경제개혁 노선에 함께했다. 하지만 최고인민회의 예산위원장이던 2005년 7월경 신설된 노동당 계획재정부장을 맡으면서 당이 주도하는 반(反)개혁 노선의 전면에 나섰다.

박 부장은 취임 직후 ‘5·4그루빠’를 조직해 2005년 10월 1일부터 배급제의 회복을 꾀하는 ‘국가 양곡 전매제’를 실시하고 전국 부동산에 대한 실사 작업을 벌였다. 또 7·1조치에 따라 활성화됐던 개인수공업과 서비스업의 통제에 나섰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3일 중국 베이징(北京)발 보도에서 박 부장의 해임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로 이뤄졌으며 이는 북한 지도부가 화폐개혁의 실패에 강한 위기감을 갖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실시된 대중노력동원 ‘150일 전투’와 ‘100일 전투’의 성과가 화폐개혁 실패로 크게 훼손됐다고 강하게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니치신문은 또 소식통을 인용해 노동당의 선전과 사상교육을 총괄하는 선전선동부 부부장 출신의 최 영화부장이 박 부장과 같은 시기에 경질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 신문은 최 부장의 경질 이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최 부장은 김 위원장의 특별 지시로 지난해 9월 당내 영화와 무대공연 부문을 전담하는 영화부장에 임명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최 부장은 지난해 3월 선전선동부장에 임명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으며 선전과 선동, 영화와 공연을 통해 김 위원장 우상화와 김정은 후계구도 구축에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부장 경질설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파악된 정보가 없다”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두 부장이 동시에 경질됐다면 정책 실패에 따른 해임이 아니라 연초 정기인사 차원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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