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성 “내 딸 태양이에게 1승 선물”

  • 스포츠동아
  • 입력 2010년 1월 18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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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미국서 건강한 딸 출산
18점 펄펄…동부, 모비스 제압


동료 선수들의 직접투표로 선정하는 2009동아스포츠대상. 김주성(31·동부)은 지난해 12월21일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남자프로농구 부문 대상을 받았다. 며칠 뒤, 김주성은 10개 구단에 떡을 돌렸다. 호들갑 떠는 것을 싫어하는 성격 때문에 구단 프런트도 모를 정도로 조심스럽게 진행된 일이었다. “동료들이 뽑아줬으니 한 턱 내는 것은 당연하다”는 대답. 왜 그가 실력뿐 아니라 인성 면에서도 리그 최고로 인정받는지를 입증하는 대목이었다. 결국, 그 떡은 득녀턱까지 먼저 낸 셈이 됐다.

김주성은 며칠 전부터 안절부절이었다. 출산을 위해 친정이 있는 미국을 찾은 아내. 하지만 예정일이 지났음에도 전화벨은 울리지 않았다.

룸메이트인 윤호영(198cm)은 “(김)주성이 형이 아기의 태명을 지을 때부터 애지중지였다”고 털어놓았다. 프로데뷔 연차로는 김주성이 선배지만, 아버지라는 이름표를 단 것은 윤호영이 먼저. 윤호영은 김주성에게 ‘컷인 시’ 주의할 점을 들었고, 김주성은 윤호영에게 ‘작명(作名) 시’ 유의사항을 들었다. 결국 태명은 밝게 빛나라는 의미인 ‘태양’으로 지었다.

17일, 2009∼2010 KCC프로농구 울산 모비스와의 경기가 열린 원주치악체육관. 기다리던 ‘태양’이가 나오던 날이었다. 태평양 너머로 들려온 딸의 출산 소식. 아빠는 3.5kg으로 세상에 첫발을 내딛은 태양이의 기운을 받아 코트를 밝혔다.

1쿼터부터 6득점으로 골밑을 제압한 김주성은 결국 18득점, 8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팀의 87-81 승리를 이끌었다. 이광재는 생애최다타이인 30점(3점4개)을 쓸어 담았다. 정규리그 1위 모비스(28승11패)를 꺾은 동부(25승13패)는 4위 자리를 지켰다.

한편, 서울 SK는 잠실에서 안양 KT&G를 63-50으로 꺾고, 13연패 후 3연승을 달렸다. 대구 오리온스는 홈경기에서 서울 삼성을 78-60으로 누르고 9연패에서 탈출했다. 반면, 삼성은 6연패 수렁에 빠졌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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