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분다, 양용은이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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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8일 13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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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챔피언십 1R 선두와 4타차 14위 출발 순조

양용은
PGA 챔피언십 우승자 양용은(38)이 새로운 시즌을 산뜻하게 출발했다.

8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 주 마우이섬 카팔루아 골프장 플랜테이션코스(파73·7411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개막전 SBS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양용은은 버디 4개와 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 70타를 기록하며 공동 14위에 올랐다.

이번 대회는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를 제외한 지난 해 우승자 28명만 출전하는 특급 대회다. 양용은은 작년 US오픈 우승자이자 단독 선두 루카스 글로버(7언더파 66타, 미국)와 4타차를 기록하고 있다.

대회가 열리는 플랜테이션코스는 페어웨이가 넓은 대신 태평양에서 불어오는 불규칙한 바람이 승부의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제주에서 태어나 ‘바람의 아들’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양용은에게는 불리할 것이 없다. 컨디션도 좋아 보인다. 지난 해 PGA챔피언십 우승 이후 눈코 뜰 새 없는 스케줄을 소화하느라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하지는 못했지만 드라이버 샷이 안정됐고(평균 비거리 296야드, 페어웨이 안착률 73.3%) 아이언 샷(그린 적중률 88.8%)도 점차 날카로워지고 있다.

520야드 긴 파4홀인 1번홀에서 뒷바람을 이용해 370야드나 되는 호쾌한 티 샷을 날리며 경기를 시작한 양용은은 9번 아이언으로 친 두 번째 샷을 홀 5.5m에 떨어뜨린 뒤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순조롭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3번홀(파4)과 11번홀(파3)에서 버디를 추가한 양용은은 17번홀(파4)에서 5번 우드로 친 두 번째 샷이 슬라이스가 나면서 해저드에 빠지는 바람에 첫 보기를 적어냈지만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곧바로 버디를 잡아내며 만회해 첫 날을 무난하게 마쳤다.

다소 아쉬운 것은 퍼트였다. 이날 양용은의 퍼트 수는 32개로 짧은 버디 퍼트 찬스를 여러 차례 놓친 것이 톱10 진입을 가로막았다.

양용은은 “그린을 읽는데 신경을 쓰다 보니 손이 덮인 상태에서 퍼트를 하게 됐다. 이번 대회에 톱10 진입을 목표로 출전했는데 퍼트 감각만 돌아와 준다면 톱5까지 목표를 끌어 올리겠다. 강풍에 대비해 낮은 탄도로 티 샷을 날리는 연습을 많이 했다. 남은 사흘 동안 최선을 다해 좋은 성적을 올리겠다”고 말했다.

더스틴 존슨(미국) 등 5명의 선수가 6언더파 67타를 쳐 공동 2위에 올랐고 양용은과 동반 플레이를 펼친 마스터스 챔피언 앙헬 카브레라(아르헨티나) 등 4명이 공동 7위(5언더파 68타)에 자리했다. 작년 대회 우승자 제프 오길비(호주)는 공동 11위(4언더파 69타), 강력한 우승 후보 스티브 스트리커(미국)는 공동 24위(이븐파 73타)로 첫날을 마쳤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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