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우브 前한국과장, 대북정책 결정에 중요역할 할 듯”

  • 입력 2009년 8월 8일 02시 59분


美 한반도전문가 스나이더

미국 워싱턴의 대표적 한반도 전문가인 스콧 스나이더 아시아재단 한미정책연구소장은 7일 “데이비드 스트라우브 전 미 국무부 한국과장(현 미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센터 한국연구소 부소장·사진)이 향후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동아일보와 전화인터뷰를 갖고 “스트라우브 전 과장이 한국어에 능통하고 대북협상 경험이 있는 실무진인 만큼 미 국무부에서 그를 ‘팩트 파인딩(fact-finding·정보 수집 및 분석)’을 위해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일행과 함께 방북토록 요청했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스트라우브 전 과장의 ‘방북 보고서’가 북한의 진의와 이에 따른 대응방안을 놓고 고심해온 현 행정부 내 대북정책 담당자들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어 그는 “‘클린턴 전 대통령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오바마 대통령의 구두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표현보다는 ‘다양한 이슈에 걸쳐 미 행정부의 입장을 있는 그대로 직접 설명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이번 방북 성과 중 하나는 북한 군부나 중국 정부에 의해 중간에서 ‘걸러지지 않은(unfiltered)’ 정확한 미국의 입장을 김 위원장에게 직접 전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동안 오바마 행정부 안팎에서 대북정책을 조율하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일명 ‘무버스 앤드 셰이커스(Movers & Shakers)’는 크게 세 그룹으로 나뉘어 미묘한 시각차를 보여 왔다. 스나이더 소장에 따르면 첫째 그룹은 일명 ‘다자 및 양자협상 동시 진행파’로 조지 W 부시 전 행정부의 대북협상 틀인 6자회담을 계속하면서 북-미 간 양자협상도 함께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둘째 그룹은 북-미 간 양자회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클린턴 행정부 때 활동한 대북 협상가들로 구성돼 있다.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특사 물망에 올랐던 웬디 셔먼 전 대북정책조정관 등이다. 이 중 일부는 필요하다면 6자회담을 희생시켜서라도 대북 협상 성과물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셋째 그룹은 ‘비핵화 강경 고수파’로 로버트 아인혼 미 국무부 핵비확산 군축담당 특별고문 등이 있다. 이들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좀 더 까다로운 기준과 검증절차를 북한에 요구하고 북측이 이를 수용할 경우 부시 행정부가 제시했던 것보다 훨씬 후한 ‘당근’을 제공할 수 있다는 측이다.

김정안 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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