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vs 사장님]월매출 1억대 외식프랜차이즈 창업자들

  • 입력 2009년 5월 22일 02시 56분


가족과 함께 서울 종로구 관철동의 ‘비비큐 치킨&비어’를 비롯한 3개 매장을 운영하는 임헌종 씨는 소박하게 출발했지만 과감하게 투자해 성공한 사례다. 변영욱 기자
가족과 함께 서울 종로구 관철동의 ‘비비큐 치킨&비어’를 비롯한 3개 매장을 운영하는 임헌종 씨는 소박하게 출발했지만 과감하게 투자해 성공한 사례다. 변영욱 기자
서울 홍익대 인근에서 숯불구이 전문점 ‘강호동육칠팔’을 운영하는 양정우 씨. 양 씨는 “최고 품질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 단기간에 매출 1억 원을 돌파한 비결”이라고 밝혔다. 사진 제공 강호동육칠팔
서울 홍익대 인근에서 숯불구이 전문점 ‘강호동육칠팔’을 운영하는 양정우 씨. 양 씨는 “최고 품질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 단기간에 매출 1억 원을 돌파한 비결”이라고 밝혔다. 사진 제공 강호동육칠팔
목 좋은 곳 찍은 뒤 과감한 투자로 대박

비비큐 치킨&비어 매장 3곳 운영 임헌종 씨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으면 위험하죠. 수익도 중요하지만 리스크를 분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울에서 가족과 함께 비비큐 치킨&비어 프랜차이즈점 3곳을 운영하는 임헌종 씨(54)는 위험을 분산시키는 재테크 포트폴리오 전략을 적용해 매달 1억4000만 원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그는 ‘소박하게’ 출발해서 ‘과감하게’ 투자를 늘린 사례다.

2001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단국대 인근에 60m²(약 18평)짜리 치킨 전문점을 열었다. 대학가 상권에서 반응이 좋아 개업 초기부터 월 2000만 원대의 안정적인 매출을 올렸다. 임 씨는 사업에 자신감이 생기자 2005년 서울 성북구 정릉동 아파트 단지 상가에 조금 규모가 작은 치킨 배달 전문점을 또 하나 차렸다. 자신감을 갖고 시작한 사업이었지만 처음에는 매출 부진으로 고생했다. 하지만 시식차량 홍보, 전단지 마케팅을 적극 활용해 6개월 만에 월 1800만 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

그는 2개 매장을 관리하며 ‘어느 정도 규모 이상이 돼도 운영을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기자 2006년 서울 종로구 관철동에 목 좋은 점포를 발견하고 과감한 투자를 결정했다. 치킨과 맥주를 결합한 호프집을 창업하기로 했다. 132m²(40평) 매장에 7억 원가량을 투자하는 사업이어서 가족과 주변에서 “너무 무리하는 것 아니냐”며 만류했다. 이 가운데 점포 보증금, 권리금 등이 5억5000만 원이다. 임 씨는 “점포에 투자한 돈은 영업만 잘되면 그대로 회수할 수 있다고 판단해 과감하게 일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서울 중심가에 있는 매장은 9000만∼1억 원대의 안정적인 월 매출을 올리고 있다.

임 씨의 매장은 젊은 유동인구가 워낙 많아 ‘특 A급’ 상권으로 분류되는 곳이지만 상권에 의존하다가는 성공하기 어렵다. 실제로 이 매장 주변은 잘못된 업종 선정과 관리 소홀 등으로 폐업, 전업하는 점포가 많다. 그래서 그는 고객의 명함을 받아 경품 추첨을 하고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마케팅에도 적극적이다. 현재 테이크아웃이 전체 매출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치킨 자체의 품질이 좋은 것도 자랑거리다.

강호동육칠팔 서울 홍대점 양정우 씨

지난해 9월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에 숯불구이 고깃집 ‘강호동육칠팔’을 창업한 양정우 씨(30)는 큰 우여곡절 없이 빠른 시간에 ‘월매출 1억5000만 원’ 점포의 주인공이 됐다. 주변의 부러움을 살 만하지만, 사실 비결 없는 성공은 없다. 그가 성공한 ‘열쇠’는 기본 원칙에 충실했다는 것. ‘적게 투자하고 많이 벌 수 없다. 제대로 투자하고 투자한 만큼 번다’는 판단으로 유망 업종과 목 좋은 점포라는 두 가지 조건을 찾아 창업했다. 불황임에도 불구하고 ‘하이엔드 마케팅’을 접목한 것이 월 1억5000만 원대 매출을 올리는 비결이다.

그가 선택한 업종은 프리미엄 고깃집. 한우는 1++ 최상품 횡성한우만을 고집하고 삼겹살도 제주도산 최고급품만 쓴다. 이 가게에서 삼겹살 1인분은 1만 원대. 한우는 3만5000원에서 4만9000원으로 일반적인 가격보다 비싼 편이다. 양 씨는 “품질도 가격도 못 잡는 어중간한 전략을 버리고 최고급층을 겨냥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격에 대한 고객들의 고정관념을 깨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특히 삼겹살 가격은 ‘싼 고기’라는 선입관이 강하다. 그래서 양 씨는 창업하기 전 브랜드를 꼼꼼히 따졌다. 이미 성공한 브랜드라면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해 현재의 브랜드를 선택했다.

하이엔드 마케팅이 성공하려면 품질과 함께 ‘전문점’의 분위기를 확실히 내는 것도 중요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적정한 규모가 필요했다. 양 씨의 점포는 2층 독립 건물로 된 330m²(약 100평) 매장이다. 괴목을 사용한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를 더해 ‘고소득층’을 지향했다. 장소 선택도 신중했다. 경제력이 있고 젊은 직장인이 많은 지역을 찾기 위해 6개월가량 점포를 물색해 선택했다.

점포를 얻는 데 3억 원, 인테리어 및 가맹비 등에 2억5000만 원 정도가 들어갔다. 초기 투자비용이 만만치 않았지만 “처음에 제대로 투자하면 마케팅비도 줄일 수 있다”는 생각에 과감한 투자를 했다. 공동 투자자를 구해 투자비 부담을 줄였다. 그의 의도대로 ‘고급 고깃집’이라는 입소문이 나면서 금방 자리를 잡았다.

양 씨는 “현재 매출 추세라면 1년 반이나 2년이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전문가 한마디

여러 개의 점포를 운영하려면 종업원 관리와 점포 운영 시스템 확립이 가장 중요하다. 임헌종 씨는 가족과 함께 매장 3곳을 관리하고 있어 일반 점장에 비해 점장의 동기 유발 요인이 있다. 또 특급 상권인데도 늘 고객 변화를 감지하고 대응책을 세우는 마케팅과 서비스로 꾸준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 양정우 씨는 철저한 품질관리와 서비스,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로 짧은 기간에 ‘하이엔드’ 고객층을 잡는 데 성공했다. 점포의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앞으로의 성패를 좌우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이 경 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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