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카페]139개 에피소드로 풀어낸 ‘현장 경제’

  • 입력 2008년 12월 26일 02시 57분


불황-금융위기가 단골메뉴였던 한해… 새해엔 ‘밝은 메뉴’로 채워지길

2008년 한 해 동아일보 산업부와 경제부 기자들은 모두 139건의 ‘경제카페’를 통해 기사로 못 다한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께 전해드렸습니다. 경제 현장의 흥미로운 뒷이야기와 한국 경제의 주역인 기업과 소비자의 현실을 독자들에게 생생하게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 코너에 비친 2008년 한국 경제의 단면을 되짚어봅니다.

○ 어려운 시기를 함께 걱정

무엇보다 올해 경제카페는 ‘불황’이라는 테마를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동아일보는 ‘모두가 힘겨운 시기’의 모습을 전하며 독자들과 함께 걱정했습니다.

물가 인상으로 원가는 치솟는데 판매 가격은 올릴 수 없어 궁여지책으로 포장을 줄여 파는 재래시장 상인의 씁쓸한 속내(8월 26일자)와 패션 기업들이 줄도산하는 현실 때문에 너무 빨리 디자이너의 꿈을 접어야 하는 의상학과 졸업생들의 이야기(12월 24일자)는 어려운 시기를 표현한 일화들입니다.

일부 대학생이 백화점에서 졸업앨범 촬영 때 입을 정장을 구입한 뒤 한 번 입고는 환불한다는 대학가의 신(新)풍속도를 소개하거나(10월 9일자) 신혼집을 새로 구하는 대신 부모님 집에 얹혀 신혼살림을 시작한다는 뜻의 ‘무임승가(無賃乘家)’ 등 요즘 결혼 풍경을 사자성어로 풀이하기도 했습니다(10월 6일자).

○ 기업이 겪는 애로사항 전달

환율불안과 경기침체로 많은 기업이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환율 쇼크’의 직격탄을 맞아 울상이 된 여행업계의 이야기(10월 13일자)는 비단 여행업계에만 그치는 일은 아니었습니다.

경제카페는 사이비 인터넷 매체들이 광고를 요구하며 말도 안 되는 기사로 기업들을 괴롭히고 있다는 내용을 한 대기업 마케팅 팀장의 입을 통해 전했습니다(6월 18일자). 기업을 ‘협박’해 광고를 얻어내는 일부 언론 때문에 왜곡된 한국 광고시장의 현실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10월 25일자).

○ 잘한 기업 격려, 잘못한 기업 질책

경제카페를 통해 잘한 기업은 격려를, 잘 못한 기업은 질책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목적은 하나입니다. 더 좋은 기업을 만들어 달라는 당부입니다.

외국계 제약회사들이 앞 다퉈 한국을 떠나는 현실에서 생산성 향상과 노사 화합으로 글로벌 본사의 아시아 생산 거점으로 선정된 한국얀센(2월 20일자)은 다른 기업에도 귀감이 됐습니다. ‘기업이 어렵다고 사람을 내보내면 안 된다’고 말한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사람경영’ 메시지(11월 29일자)는 봉급생활자들은 물론이고 다른 기업인들에도 공감을 얻으면서 ‘구본무 리더십’에 대한 관심을 높였습니다.

기업에 대한 따끔한 지적도 많았습니다. 자사(自社) 햄버거에서 이물질이 발견됐지만 ‘개별 점포에서 생긴 일’이라며 회사 차원의 사과를 거부한 한 패스트푸드 회사의 태도(5월 17일자)와 불친절한 직원 때문에 회사 이미지를 망치는 백화점(5월 6일자)이 도마에 올랐습니다.

○ 정부의 잘못은 따끔히 지적

정부의 ‘헛발질’에는 따끔한 한마디가 뒤따랐습니다. 노무현 정부 말기 기자실에 ‘대못’을 박으면서 일선 부처에는 홍보 실적을 강요하는 정부의 모순(1월 8일자)을 꼬집은 데 이어 새로 출범하는 이명박 정부에는 포퓰리즘을 경계하는 목소리(1월 9일자)를 냈습니다.

기업이 정부 규제 때문에 겪는 어려움을 전하면서 ‘내 임기 중에는 책임질 만한 결정을 하지 않는다’는 뜻의 님트(NIMT·Not In My Term)라는 신조어가 유행하는 공무원 사회의 ‘몸 사리기 풍조’를 비판했습니다(5월 2일자).

올해 동아일보 경제카페를 살펴보면 한국 경제의 빛과 그늘을 알 수 있습니다. 쉽지는 않겠지만 내년 경제카페는 ‘밝고 즐거운 메뉴’로만 채워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산업부·경제부 종합

정리=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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