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익성]이병철-정주영, 청소년의 스타 된다면

  • 입력 2008년 11월 11일 02시 58분


미래경제학자인 레스터 서로 교수는 부를 창출하는 요소 중 기업가 정신을 으뜸으로 꼽는다. 한국 경제의 기적은 불굴의 기업가 정신이 만든 성공신화이다. 그러나 1970년대 이후 우리 기업가 정신은 6배 정도 쇠락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사인 액센추어가 기업인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0%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기본적으로 벤처 신화의 몰락, 은행 및 보증기관을 통한 정부의 경영위험 분산정책은 기업인의 자립심과 기업가 정신을 쇠퇴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기업가 정신과 관련한 중고교 및 대학의 교육은 비정규 과목에서나 가능하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투자를 통한 성장보다는 복지와 분배에 비중을 두고, 노동계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면서 경제 발전에 많은 기여를 했던 기업가 정신이 상대적으로 위축됐다.

비윤리적 기업의 부정적 행태에 대한 방송의 보도도 기업가 정신의 약화에 일조했다. 오락 프로그램의 영향으로 적지 않은 청소년이 성실하게 공부하지 않아도, 도전적으로 살지 않아도 인기를 끄는 직업을 선망한다. 사회적 책임을 망각하고 시청률에만 신경 쓰는 방송사와 광고주가 만든 부정적인 사회현상이다. 이런 나라에서 진취적인 기업가가 나오고 경제 성공의 비전이 나올 수 있을지 의문이다.

우리 사회 청소년에게 모범이 될 만한 기업가의 성공적 모델을 제시하면 어떨까? 빌 게이츠처럼 청소년에게 창업의 꿈을 심어줄 수 있는 인물을 우리 사회의 스타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삼성의 이병철 회장은 미래 예측, 인재중심 경영으로 한국 반도체산업의 신화를 만든 인물이다. 현대의 정주영 회장은 거북선 동전으로 해외 선박 수주계약을 따와 조선산업의 성장 물꼬를 튼 대표적인 불도저형 기업인으로 조국 근대화의 기틀을 마련했다.

기업가 정신을 함양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새롭게 확립하고 홍보해야 한다. 또 기업가 정신의 함양을 위한 교육을 유럽처럼 초등학교까지 확대하여 정규 교과과정으로 만들어야 한다.

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신성장동력을 찾는 일은 기업가 정신이 높은 사회에서나 가능하다. 기업인이 존경받지 못하는 나라는 결코 선진국이 될 수 없다.

김익성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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