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복희 무용협회 이사장“동아일보 역사가 한국 무용의 역사”

  • 입력 2008년 10월 22일 03시 00분


김복희 한국무용협회 이사장은 “우리 무용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선 국가적 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재명  기자
김복희 한국무용협회 이사장은 “우리 무용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선 국가적 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재명 기자
“공연 충실히 다루고 신인 발굴 큰 역할”

“동아일보의 역사가 그 자체로 한국 무용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제29회 서울무용제에서 동아일보 김재호 사장이 ‘아름다운마음상’을 수상한 것에 대해 김복희(60) 한국무용협회 이사장은 “무용을 소중하게 여겨온 동아일보에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동아일보는 일제강점기 최승희의 공연을 소개한 것을 비롯해 그간 규모가 작더라도 의미 있는 무용 공연을 충실하게 실었다”면서 “동아일보가 주최하는 동아무용콩쿠르도 신인들을 발굴하는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병역법 개정령 시행으로 올해 초 동아무용콩쿠르와 서울무용제 등 국내 무용콩쿠르의 병역 특례가 폐지돼 무용계가 거세게 반발했지만 아직 해결이 안 된 상태다. 김 이사장은 “병역 특례를 받을 수 있던 남성 무용수는 11명에 불과하다는 얘기도 있지만, 한창 때의 무용수들에게는 큰 기회였다”고 말했다.

11월 2일까지 계속되는 서울무용제는 무형문화재 정재만, 현대무용가 김기인 씨 등 무용 스타들을 배출해왔다. 김 이사장은 “저도 제1회 서울무용제 수상자로 주목받으면서 활동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한국무용가인 조용자 선생이 사촌언니였습니다. 어렸을 적부터 언니의 공연을 보면서 꿈을 키웠어요. ‘한국적인 현대무용을 만들겠다’는 신념은 그 경험에서 비롯된 겁니다.”

특히 그는 서정주의 ‘신부’, 박경리의 ‘김약국의 딸들’ 등 한국문학 텍스트를 바탕으로 현대무용을 안무하는 작업을 해왔다.

“무용의 대중화를 위한 방편으로 문학과의 접목이 효과적이라고 여겼어요. 이야기를 바탕으로 삼으니 우리 관객뿐 아니라 해외 관객의 이해와 호응도 컸습니다.”

환갑이 된 지금도 하루 두 시간씩, 일주일에 세 번 연습한다는 김 이사장은 “무용가는 몸이 악기라고 믿으며 몸을 항상 스스로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국립발레단의 작품 ‘홍등’을 본 김 이사장은 “우리 무용작품이 그보다 결코 모자라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홍등’이 세계적 발레가 된 것은 중국정부의 정책이 뒷받침된 것으로, 중요한 것은 무용에 대한 국가적 인식과 지원”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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