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재룡의 펀드 이야기]멀리 내다보는 者가 결국 웃는다

  • 입력 2008년 5월 13일 02시 59분


올해 들어 주가의 등락폭이 커지자 펀드 투자가 줄어들고 있다.

은행과 증권사들은 이에 대응하고자 첨단기법을 활용해 투자하는 ‘금융공학 펀드’를 추천하고 있다.

금융공학 펀드는 주가 하락 때 원금을 보장해주는 ‘원금 보존형’, 주가 움직임과 무관하게 일정한 수익률을 달성하도록 한 ‘절대 수익률형’, 주가 등락을 이용해 안정된 수익률을 올리는 ‘시스템형’ 등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이 중 가장 많이 판매되는 것은 원금 보존형이며 주가연계증권(ELS)을 이용하는 사례가 많다.

절대 수익률형은 주식, 선물, 옵션을 다양하게 이용해 주가 상승, 하락과 무관하게 꼬박꼬박 수익을 내는 상품이다. 고정적인 수익률을 달성하기 위해 한쪽에서는 매입하고 동시에 다른 쪽에서는 매도해 사실상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가 없어지도록 구조를 짠다.

마지막으로 시스템형은 주가가 일정한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매입하고, 반대로 일정 수준 이상으로 상승하면 매도를 반복하는 상품이다.

금융공학 상품은 짜놓은 계량모형에 따라 컴퓨터로 투자하는 것이 기본적인 특징이다. 하지만 미리 만들어놓은 모형이 잘못됐거나, 펀드매니저가 자료를 잘못 입력하면 큰 손실이 생기는 문제점이 있다.

또 이런 방식의 투자는 외환위기, 금리 폭등과 같은 대형 악재가 갑자기 발생하면 제때 대처하지 못해 치명타를 맞을 수 있다. 최첨단 금융공학 기법으로도 높은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긴 어렵다는 말이다.

반면 투자자가 5년 이상 기간을 잡고 국내외 주식형 펀드에 적립식으로 투자하다 보면 어느 시점에서 손실이 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제대로 수익을 낼 수 있다. 그래서 펀드 투자가 활성화된 선진국 투자자들은 단순한 형태의 주식형 펀드를 선호한다.

투자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한 구조의 상품, 첨단기법으로 미래의 주가를 정확히 예측해 투자한다는 상품은 겉보기만큼 실속이 없을 때가 많다. 단순하게 장기간 투자해야 펀드투자에 성공할 수 있다는 교훈을 잊지 말자.

우재룡 한국펀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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