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임재영]국부유출 큰 카지노 손님 국내수용 해법은

  • 입력 2008년 3월 24일 03시 00분


마카오 카지노 산업의 성장 속도는 눈이 휘둥그레질 만큼 빠르다. 카지노 영업을 위한 대형 호텔이 1년 만에 ‘뚝딱’ 생긴다.

지난해 마카오를 방문한 관광객은 2700만 명. 대부분 카지노 입장객이다. 카지노 호텔이 문을 연 지 1년 안에 투자비용을 회수하는 비결이다.

마카오가 아시아 최고의 카지노 시장으로 자리 잡은 이유는 ‘개방과 경쟁’에 있다. 우리가 늘 고민하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정책이다.

2002년 마카오가 카지노 시장을 개방하자 미국 라스베이거스 카지노 업체인 샌즈, 베네시안, 윈, MGM이 앞 다퉈 투자했다.

마카오의 카지노 매출액은 2006년 말 기준으로 69억 달러. 카지노의 본산이라는 라스베이거스(65억 달러)를 앞질렀다.

주변 국가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자국민이 마카오 카지노에 돈을 쏟아 부으면서 국부(國富)가 유출되기 때문이다. 보다 못한 싱가포르도 카지노를 허용하기로 했다. 내국인과 외국인 전용 카지노 2개가 내년에 문을 연다.

일본 대만 태국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카지노 산업에 뛰어들거나 규모를 늘리려는 아시아 국가들이다.

국내로 눈을 돌려 보자.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강원 정선군의 ‘강원랜드’와 16개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있다. 규모나 운영 면에서 마카오에 비해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다.

지난해 국내 카지노의 매출액은 1조6000억 원, 이용객은 363만 명에 이른다. 인터넷 카지노를 합치면 규모는 더 커진다.

제주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는 외화벌이에 큰 기여를 하지 못한다. ‘사기 도박장’이라는 나쁜 이미지도 있다. 카지노 산업이 성장할수록 도박 중독, 자살, 가정 파탄, 재산 탕진 같은 사회적 부작용이 더욱 심각해진다.

그래서 카지노는 도박과 게임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계속한다. 한편에선 산업으로서의 필요성을 역설하지만 폐해를 들며 규제해야 한다는 반대 의견도 유력하다.

키워야 할지, 막아야 할지 우리가 고민하는 사이에 아시아 각국은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부작용을 최소화하면 된다는 인식이 늘어난 결과다.

지난해 9월 국무총리실에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발족했다. 사행산업의 규제, 업장의 투명한 운영, 도박 중독 예방과 치료를 놓고 심도 있는 토론과 대책이 필요한 때다.

임재영 사회부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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