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솔루션]‘시나리오’ 평론 말고 음미하고 학습하라

  • 입력 2008년 3월 8일 02시 51분


시나리오 플래닝이 구체적 방법론으로 나온 것은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 랜드연구소가 냉전체제하의 핵전쟁 발발 가능성 등을 체계적으로 연구하면서부터다. 이후 로열더치셸이 석유수출국기구 설립을 예측해 경쟁사보다 훨씬 높은 성과를 내면서 시나리오 플래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하지만 이 기법은 그 잠재력에 비해 아직까지 활용 범위가 제한적인 경우가 많다. 시나리오 기법을 활용해 기대하는 효과를 거두려면 몇 가지 사항을 유념해야 한다.

우선 시나리오 플래닝을 일시적 경영기법이나 단발성 치료약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시나리오 플래닝은 전략을 잘 수립하기 위한 방법론이다. 시나리오 플래닝을 하다 보면 일차적으로 이런저런 미래에 대한 시나리오들이 생산된다. 그런데 이 시나리오 자체가 잘됐다거나 잘못됐다고 평가해서는 안 된다. 시나리오를 음미하면서 경영자들이 발상의 전환을 시도하고 이를 통해 얻어낸 새로운 생각을 자유롭게 교환하며 전략적 시사점을 추출해야 한다.

같은 맥락에서 시나리오 플래닝을 일회성 프로젝트로 보고 그때그때 외부 컨설턴트의 도움만 받으려 해서도 안 된다. 물론 외부 전문가의 도움을 반드시 받아야 할 경우도 있다. 하지만 조직 내부에 시나리오 플래닝을 전담하는 상시 부서를 두는 게 더 바람직하다. 내부 시나리오 플래닝 팀의 규모는 클 필요가 없다. 거대한 다국적 기업들도 시나리오 전담 팀 규모는 불과 20명 정도다. 오히려 작은 규모로 시작해서 학습을 하다가 점차 인원을 늘려 가는 게 바람직하다.

또 제대로 된 시나리오 플래닝 방법론을 개발하고 축적해야 한다. 시나리오 작성을 너무 상식적인 일이라고 여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런 차원에서 시나리오를 작성하다 보면 실패하기 십상이다. 전문적인 학습과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시나리오 플래닝 팀을 본궤도에 올리려면 회사 차원에서 적어도 수년간의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낙관적, 비관적 시나리오 식의 단편적인 전망이 아니라, 세상의 흐름을 체계적으로 들여다보고 이를 토대로 전략적 통찰을 이끌어 내야 한다.

누구도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다. 시나리오 플래닝 역시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경쟁 기업보다 미래에 대한 대비를 잘할 수는 있다. 남들보다 미래에 대한 생각을 좀 더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하는 것은 엄청난 성과 차이를 가져올 수 있다.」

b>○ 김동재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필자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서 전략경영으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오거니제이션 사이언스(Organization Science)’ 등 해외 저명 학술지에 다수의 논문을 실었으며 맥킨지 컨설턴트와 미국 어배나-섐페인 일리노이대 경영학과 교수를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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