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눈/제라르 뱅데]지구를 아프게 하는 바이오연료

  • 입력 2008년 3월 7일 02시 46분


오늘날 여러 나라에서 에너지원 확보는 국가적 관심사가 됐다. 2003년 이후 서구 선진국들은 바이오 연료 개발에 착수했다. 그러나 오늘날 바이오 연료의 대량생산이 가져올 결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바이오 연료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해바라기씨나 종려씨 등에서 얻는 식물성 기름이고 다른 하나는 옥수수나 사탕수수 등을 발효시켜 얻는 에탄올이다. 에탄올과 식물성 기름만이 교통수단에 이용될 수 있다. 이 밖에 쓰레기를 발효해서 나오는 메탄이 있지만 전기 생산에 쓰일 뿐 자동차에는 잘 사용되지 않는다.

브라질은 사탕수수에서 뽑아낸 에탄올을 대량으로 사용한다. 2005년 이후 판매된 자동차 3대 중 2대는 에탄올과 휘발유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그러나 이런 바이오 연료는 과연 수익성이 있는가. 간단히 말해 국가가 비과세 혜택을 줄 때만 경쟁력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바이오 연료는 경유와 같다. 경유가 휘발유에 대해 경쟁력을 갖는 것도 국가가 세금을 매기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작물들을 경작하고 증류하는 과정에서 화석 연료가 쓰인다. 환경을 고려한다면 경작에 쓰이는 비료와 농약도 문제다. 식물이 자라는 데는 물도 상당히 많이 소비된다.

바이오 연료를 얻고자 사탕수수를 심기 위해 휴경지나 숲을 개간할 때는 식물 다양성이 침해된다. 이미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선 종려나무를 심느라, 브라질에선 사탕수수를 심느라 광범위한 환경파괴가 일어났다.

지금까지 휴경지는 그동안 집중 경작에 의해 쫓겨난 식물과 동물의 피난처가 돼 왔다. 예를 들어 난초류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수년간 경작되지 않은 땅이 필요하다. 휴경지는 또 수많은 새들의 보금자리였다. 바이오 연료를 생산하기 위해 휴경지를 개간하는 것은 이들에게 치명적이다.

바이오 연료는 이산화탄소를 적게 발생시킨다고 하지만 농업 연료 경작에 들어간 비료가 분해될 때 생긴 질소화합물이 이미 온실효과를 거들고 있다.

이 같은 위험 외에도 특히 식량 가격 상승의 위험을 덧붙이지 않을 수 없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60억 명의 세계 인구 중 8억5000만 명이 영양실조 상태라고 진단한다. 이 같은 상황은 최근 식량 가격 상승으로 한층 더 악화됐다. 국제시장에서 쌀값은 이미 53%, 콩값은 73% 올랐다. 금값보다 더 빠른 상승세다.

식량 가격, 특히 쌀값의 앙등은 공급과 수요 사이의 불일치가 원인이다. 이런 불일치가 심각한 것은 아시아 국가들이 쌀을 수출하지 않고 국내 시장에 묶어두기 때문이다. 이미 인도는 쌀 수출을 금지했다.

식량권 문제를 다루는 장 지글러 유엔특별보고관은 바이오 연료가 진정 친환경적인지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했다. 바이오 연료의 경작을 위한 땅이 증가한다면 가장 빈곤한 나라가 식량 경작에서 손을 떼고 결국 식량 수입국이 돼 비싼 돈을 주고 식량을 수입하게 될 것이다.

50L의 바이오에탄올을 생산하려면 230kg의 옥수수가 필요하다. 이 정도 양이면 어린이 한 명이 1년을 먹을 수 있다.

지글러 보고관은 5년간 바이오 연료 경작을 위한 경지 전환을 금지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이 기간에 식량 쓰레기나 농업 쓰레기에서 나오는 연료, 즉 2세대 바이오 연료에 대한 과학적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한다. 현재대로라면 바이오 연료의 생산은 많은 사람을 굶어죽게 만드는 비도덕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제라르 뱅데 에뒤프랑스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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