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최정화]강승현 신재원의 꿈, 뭐가 달랐나

  • 입력 2008년 1월 29일 02시 59분


올해는 세계무대에서 활약하는 한국 젊은이들의 소식이 자주 들려온다. 반가운 일이다. ‘글로벌 인재’는 이 시대의 화두다. ‘가까운 이웃’인 한국 중국 일본 3국만 해도 인재 이동이 활발하고 각국의 인재 유치 경쟁도 치열해졌다고 한다. 세계를 ‘삶의 터전’으로 삼고자 하는 젊은이들도 주변에서 자주 만나게 된다.

높이 나는 새가 더 멀리 본다

글로벌 인재로 우뚝 서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보다 먼저 ‘꿈’을 가져야 한다. 무명의 대학생 모델 강승현 씨가 그랬다. 그는 고교 시절부터 모델 활동에 나섰지만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꿈을 버리지 않았던 그는 결국 세계슈퍼모델대회인 ‘포드 슈퍼모델 오브 더 월드’에서 동양인으로 처음 1등을 차지했다. 꿈이 없으면 무엇도 이룰 수 없다.

높이 나는 새가 더 멀리 보듯이, 더 먼 앞날을 볼 수 있는 자가 더 크게 성공하는 법이다. 태권도와 전통 무술을 혼합한 코믹 공연 ‘점프’를 기획한 김경훈 대표는 한국의 공연시장 규모가 작아 대학생 때부터 세계 진출 목표를 세웠다고 한다. ‘점프’는 영국 에든버러 비언어 퍼포먼스 페스티벌에서 우승한 기세를 몰아 할리우드까지 진출했다. 창작 공연으로는 최초 100만 달러를 넘는 수출 실적까지 기록했다.

신재원 박사는 미국인 과학자도 25∼30년 일해야 앉을 수 있는 미 항공우주국(NASA)의 항공연구부문 최고책임자 자리를 19년 만에 올랐다. 신 박사가 밝힌 ‘성공 비결’은 이렇다. 자신의 일만 생각하지 말고 자신이 속한 더 큰 틀에서 문제를 바라보면 새로운 아이디어도 떠오르고 편협해지지 않는다고. 성공적인 직장 생활도 중요하지만 20∼30년 후 자신의 모습에 대한 꿈이 있어야 한다. 도전은 미래에 대한 꿈에서 싹이 터 확고한 계획에 바탕을 두고 뿌리를 내린다.

다음으로 자기 계발을 위해 끊임없이 배우고 노력해야 한다.

아무리 재능이 뛰어난 연주자라도 지속적인 연주회로 청중에게 감동을 줄 수 없다면 결국 뒤안길로 사라질 것이다. 18세의 나이로 리즈 콩쿠르에서 최연소 우승한 피아니스트 김선욱 군을 여러 번 만날 기회가 있었다. 책가방이 묵직해 무엇이 들었나 했더니 자신의 연주를 위해 그 곡을 담은 세계 거장들의 DVD를 몽땅 사서 들고 다닌다고 했다.

그를 자연스레 ‘천재’라 부르는 이들이 무안할 정도로 노력은 엄청났다. 늘 독서하려고 애쓰며, 깨어 있는 시간 동안에는 주로 음악을 듣는다고 했다. 스스로를 정확히 파악하고 망설임 없이 앞으로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은 자신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와 노력에서 비롯되는 게 아닐까 싶다.

그리고 외국어 소통능력 배양에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한다.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글로벌 인재로 국제무대에서 활약하기 위한 기본이다. 외국어에는 왕도가 없다. 누가 나 대신 단어를 외워줄 것인가. 끊임없이 배우고 실전에서 부닥치며 사용해 체득하는 것 외에 외국어를 잘하는 방법은 없다. 머릿속에 금과옥조가 있으면 무슨 소용이 있는가. 커뮤니케이션이 되지 않으면 아무 일도 할 수 없다.

글로벌 인재, 외국어 능력 필수

그러기 위해 글로벌 인재가 되고자 하는 젊은이들은 ‘오감(五感)’을 일깨우라고 말하고 싶다. 눈으로는 미래에 대한 비전과 꿈을 보고, 입으로는 외국어 소통 능력을 배양하고, 손으로는 첨단기기 사용에 능통하고, 머리로는 세계인으로서의 소양과 시각을 쌓고, 가슴으로는 이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이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도전을 한다면 두려울 것이 없다. 세계는 가깝고 할 일은 많다.

최정화 한국외국어대 통역번역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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