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호기심쟁이 찰리 동물원 가다!

  • 입력 2007년 12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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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쟁이 찰리 동물원 가다!/마르쿠스 피스터 지음·김경연 옮김/44쪽·9000원·중앙출판사(3∼7세)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오른쪽 페이지에 어김없이 구멍이 뚫려 있다.

구멍 뒤로 무엇인가 보인다. 이게 뭐지? 얼핏 동물의 혀 같기도 하고. 이빨도 보이는 것 같다. 왼쪽 페이지엔 이렇게 쓰여 있다.

“마침 그 동물은 물속으로 들어가더니 머리만 내놓고 커다란 입을 쩍 벌렸어요. 찰리는 자기와 그 덩치 큰 동물 사이에 높은 담과 깊은 웅덩이가 있어서 기뻤답니다. 여러분도 분명히 이 동물을 본 적이 있을 거예요. 몸은 회색빛 도는 갈색이고, 커다란 머리에는 조그맣고 귀여운 귀가 달려 있어요. 무슨 동물일까요?”

궁금해서 어서 빨리 페이지를 넘기고 싶겠지만 아이들과 함께 어떤 동물인지 꼭 맞혀 본 뒤 넘겨 보자.

페이지를 넘기니 물속에서 입을 벌린 채 망중한을 즐기는 하마들이 등장한다. 하마에 대한 친절한 설명도 빠뜨리지 않았다.

“하마는 ‘강의 말’이란 뜻입니다. 낮에는 주로 물속에서 보내고 밤이 되어서야 땅 위 풀밭으로 올라와 먹이를 먹습니다. 예전에는 아프리카 곳곳에 살았는데 사람들이 마구잡이로 사냥을 하는 바람에 지금은 나일 강 상류나 아프리카 남부에서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 책은 마치 직접 동물원에 온 것처럼 생생하게 동물들을 소개한다. 주인공은 아기 오리 찰리. 찰리는 궁금한 것이 있으면 참지 못하고 꼭 확인하고야 마는 호기심 대왕이다.

어디선가 개굴개굴 소리가 나자 소리의 정체를 알아보려 길을 떠났다가 뺨이 볼록 부풀어 오른 개구리를 만난다. 개구리를 잡아먹으려는 황새를 만나 잔뜩 겁을 집어먹기도 하는 우리의 귀여운 오리 찰리. 어느새 도착한 동물원에서 하마 오랑우탄 카멜레온 바다사자 표범을 차례로 만난다. 찰리에게 이들은 커다란 혀를 가진 동물, 익살맞은 곡예사, 몸을 잘 숨기는 작은 용, 재주 많은 서커스 곡예사로 느껴진다.

페이지에 난 구멍 뒤로 살짝 보이는 오랑우탄의 눈, 카멜레온의 꼬리, 아기 표범의 뒷다리가 읽고 보는 즐거움을 배가한다. 귀여운 장난꾸러기 찰리도 어린이들이 좋아할 캐릭터.

동물들의 모습을 세밀하면서도 친근하게 그렸다. 스위스 출신의 저자는 동물이 주인공인 이야기와 그림을 많이 쓰고 그리는 동화작가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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